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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한국은행, 건축공사 계약협의 전격 중단

    조달청 발주 공사 계약협의 절차 중단은 전례없어

    서울 중구 한국은행 통합별관 설계 조감도. (사진=㈜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제공)

     

    한국은행이 통합별관 건축공사 낙찰 예정자와 조달청에 계약협의 절차 잠정 중단을 전격 통보했다.

    낙찰 예정자의 부정당업자 제재사실이 확인되는 등 논란
    이 확산되는데 따른 조치다.

    조달청이 발주한 공공입찰에서 낙찰 예정자와의 계약협의가 도중에 중단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한은은 설 연휴 직전 통합별관 건축공사 낙찰 예정자인 계룡건설에 계약협의 절차를 잠정 중단한다는 공문을 발송하고 발주처인 조달청에도 이를 통보했다.

    한은 관계자는 협의 중단 배경에 대해 계룡건설의 부정당업자 제재사실이 드러나고 탈락업체가 분쟁조정을 신청한 상황에서 법적 리스크를 안고 협의를 계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은의 협의 중단에 조달청은 적잖이 당혹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달청 발주 공공입찰에서 협의 중단은 전례없는 일로 심사를 주관한 조달청 위상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예산 문제로 중단된 적이 있는지는 몰라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조달청 심사에서 계룡건설이 사실상 낙찰자로 선정된 뒤 한은은 계룡건설과 기술제안의 세부내용에 대해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계룡건설이 부산대병원으로부터 부정당업자로 제재받은 사실이 드러나는 등 법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진행이 사실상 중단됐다.

    한은은 부정당업자와 계약을 금지하도록 한 한은 자체 계약세칙이 이 경우에도 유효한지에 대해 법무법인에 법률 자문을 요청한 상태다.

    한은은 이와 별도로 기획재정부에 기타공공기관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의 효력 범위 등 법률 문제에 대한 27개 항목의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한은은 특히 관급자재금액(660억원)을 제외한 공사 예정가격이 2829억원인데 이를 넘겨 2831억원을 써낸 제안자를 낙찰예정자로 선정한 것은 국가계약법 위반 아닌지에 대해 중점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관계자는 "조달청이 관급액까지 합산해 입찰금액을 평가하면서 예정가격을 초과해 도급했는데, '국가계약법상 낙찰금액은 어떤 경우에도 예정가격을 초과해선 안된다'는게 기재부의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최소한 이런 논란들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이 나오고 탈락업체가 기재부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제기한 조정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협상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 건축공사를 둘러싼 논란의 공은 일단 기재부에 넘겨지게 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유권해석 의뢰가 올 경우 통상 많아야 5개 정도 항목인데 한은은 30여개 항목이나 질의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3월 중에는 유권해석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쟁조정 결과는 위원회 소집 등의 문제가 있어 이보다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유권해석과 분쟁조정 결과에 따라 후속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달청도 기재부의 분쟁조정 결과가 나온 뒤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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