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연구진이 개발한 광 시냅스 모방소자를 광 신호 분석 장비를 활용해 정밀하게 확인하고 있는 모습.(사진=ETRI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그래핀과 광통신 기술을 접목해 사람의 뇌처럼 연산은 물론, 기억까지 가능한 '광 시냅스(synapse) 모방 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진은 먼저 전기 저항을 바꿔가며 신호를 줄 때 그 저항을 인식해 계산이 가능하도록 했지만, 회로가 복잡해지면서 간섭이 생겨 집적도를 높이는 데 한계를 보였다.
이에 따라 기존의 전자형 시냅스 모방소자와는 달리, 전기 신호가 주는 간섭 등을 빛의 파장으로 극복해 동시다발적인 연산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소비전력이 낮은 광 시냅스 모방소자를 개발했다.
전기 회로를 광 회로로 바꾼 광 저항성 메모리를 제작했고, 이력현상을 활용해 빛의 다양한 파장을 통한 연산도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광 시냅스 모방 소자.(사진=ETRI 제공)
연구진은 그래핀 위에 전도성 액체의 일종인 이온젤을 바르고. 수직방향으로 광 신호를 보내 전원을 꺼도 정보가 유지되도록 만들었다.
전원이 꺼졌을 때도 이온젤 내부에 있는 전자나 홀이 그래핀 내에 잡혀 있어 마치 형상을 기억하는 것처럼 출력 정보를 보존하는 게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이 만든 광메모리 소자는 20㎛(마이크로미터) × 20㎜(밀리미터) 정도 크기이지만, 향후 수 백 ㎚(나노미터) 수준으로 개발하고, 이를 칩 형태로 고집적할 계획이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사물을 보고 인식하는데 걸리는 시간(통상 0.06초 안팎)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일명 광 시냅스 컴퓨팅 또는 신경 모방 광 컴퓨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ETRI 김승환 바이오의료IT연구본부장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에 기존 초고속 광 통신 기술을 접목해 생물학적 뇌 기능을 인공적인 광학기술로 모방하는 신경 모방 광 컴퓨팅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스스로 생각하는 칩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화학회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응용재료 인터페이스'(AMI) 온라인에 지난달 17일자로 실린 이번 연구 논문은 ETRI 김진태 박사가 제1저자이고, 최홍규 박사가 연구에 참여했으며, 성균관대 최용석 박사 과정과 조정호 교수가 공동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