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과거 부적절한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던 송영무 국방장관이 또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송 장관은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받은 5·18특별법안이 위헌성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위헌성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다시 아니라고 번복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김 의원은 "법안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가 압수수색을 검찰에 청구할 수 있는데 압색은 범죄수사에 대해 검사만 신청할 수 있도록 헌법에 명시된 것"이라며 "그러나 특조위가 하는 일은 진상규명이고 검사는 (수사를 하는 사람이지) 진상을 규명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해 위헌성을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송 장관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재판 감형 건의, 실질 조사 및 자료문건 요구 등이 조금 무리했다고 느꼈다"며 "(법안이) 헌법에 위배될 수는 없고 전문위원이나 국방위원회에서도 검토가 됐기 때문에 법사위에서 한 번 짚고는 넘어가겠지만 (통과) 되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답했다.
위헌의 소지가 있지만 상임위인 국방위와 법사위에서 잘 검토해 가결할 것으로 봤다는 뜻이다.
이에 당황한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의원들은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박지원 민평당 의원은 "광주의 피해당사자들이 빨리 이 법안을 통과시켜주기를 바라는데 송 장관은 그렇게 안 해도 된다는 말인가. 진의가 뭐냐"고 질타했다.
그럼에도 송 장관이 "만약에 법적으로 헌법에 위배되거나 상위법에 위배되면 법사위에서 조정해서 해달라는 것이었다"며 여전히 위헌 논란 여지를 남기자 이번에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발언대에 세우며 나섰다.
법무관리관은 박 의원이 "압색을 검찰에 의뢰하는 권한은 모든 국가기관의 수사의뢰와 비슷한 것이다. 위헌인가"라고 묻자 "압색 청구의 주체는 검사이기 때문에 위헌 소지가 없다. 송 장관과 국방부의 일관된 입장은 5·18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송 장관은 또 다시 "5·18특별법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견해는 없지만 있다면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결이 다른 답변을 했다. 박 의원이 "위헌 소지가 있습니까, 없습니까"라고 단답형으로 묻고 나서야 "없다"며 정리했다.
송 장관은 비슷한 시각 진행된 국방위 전체회의에서도 논란의 발언을 이어갔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이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연기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4월 첫째 주에 재개될 것이라는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의 발언이 사실이냐고 묻자 "맞다고 얘기하기도 그렇고 틀리다고 얘기하기도 그렇다. 그 사람은 그런 것을 결정하는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국방위원장인 김학용 한국당 의원은 기다렸다는 듯 "문 특보 그 사람 정신 나간 사람 아닌가. 돌아다니면서 평지풍파를 일으킨다"며 "지가 국방 장관인가. 책임도 없는 사람이 나서서 쓸데없는 얘기나 한다"고 수위 높은 비난에 나섰다.
송 장관은 그간 여러 차례 부적절한 발언을 해 곤혹을 치렀다.
지난 26일에는 기획재정부와의 간담회에서는 구체적인 청사진 없이 "10조원의 예산을 절감하겠다"고 발언했다가 다음날 국방부가 "추정치일 뿐 정확한 금액이 아니다"라고 급히 진화에 나섰다.
지난해 9월에는 국방위에서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특보로 생각되지 않는다. 개탄스럽다"고 문 특보를 비판했다가 청와대로부터 주의를 받았으며 11월에는 댓글공작 혐의로 구속됐다가 풀려난 김관진 전 장관에 대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가 여당 의원들에게 집중 질타를 받기도 했다.
법사위원인 이용주 민평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지지율을 까먹는 몇몇 장관이 있다면서 송 장관을 언급한 거 보셨느냐"며 돌출성 발언의 자제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