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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전용보험 만든다더니" 당국은 고민중·업계는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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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관 전용보험 만든다더니" 당국은 고민중·업계는 시큰둥

    "지방선거 시즌 돌입되면 첨예한 대립 있는 정책성보험 더욱 더디게 진행될 것"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정부와 금융당국, 보험업계는 지난해 8월 '소방관의 처우 개선'을 약속하며 소방관 전용보험 개발에 나섰다. 반년이 지났지만 정부·당국의 소극적 자세와 업계의 시큰둥한 반응으로 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정부·당국과 업계는 논의만 6개월 동안 했을 뿐, 전용 보험 출시의 밑그림은커녕 이를 위한 예산 조달 문제도 쉽사리 해결하지 못했다. 이 과정 속에서 업계는 "정부가 민간에게 책임을 전가하고만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 금감원, 거절직군 운영 보험사 공시로 '압박'할 것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에 소방관 등 고위험 직종의 가입을 거절하지 말고 이들에 대한 객관적 보험심사 기준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이를 강제할 방도가 없어 고심 중이다.

    자료=고위험 직종 보험가입 확대를 위한 정책 방안 (고위험직종 보험가입 활성화 정책토론회, 금융감독원 2017. 08. 30)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인권위원회에서도 특정 직업군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것은 차별이니 개선하라는 말을 듣고 상해위험 등급을 상향 조정하는 등 고위험 직군의 위험율 조정을 유도했다"면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고위험 직군을 위한 심사 기준을 마련하라고 했지만 어느 보험사도 실행으로 옮긴 곳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보험사에 무조건 소방관 등 고위험 직종을 받으라고 하기가 쉽지 않아 공시를 강화하는 방법과 각 보험사가 거절직군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사업보고서를 받는 방법 등 두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의 79.2%가 특정 직업 종사자의 보험 가입을 거절하는 '거절 직군'을 운영했고, 상해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의 67.7%도 '거절 직군'을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율이 높다는 객관적 통계도 없이, 단순히 특정 직업의 위험이 높을 것이라는 추정만으로 보험 가입을 제한하는 등의 불합리한 행태가 자행되어 온 것. 이에 따라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월 정당한 사유 없이 사회적 신분 등으로 보험 계약에서 소비자를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 업계의 반대, 예산 지원도 미정... 험난한 소방관 보험 출시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지난해 11월부터 TF를 만들어 이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계속해서 의견은 엇갈렸고, 1월 당국 인사, 2월 설 연휴가 지나며 올해 들어선 TF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논의 자체도 소방관 전용 상품은 무리니, 기존 상품의 가입 문턱을 낮추고 직업 분류 기준을 재정비 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민병두 의원의 법안은 현재 법안심사제1소위에 상정돼있다. 민 의원실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어서 합쳐서 심사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같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 소위는 야당의 반대로 계속해서 열리고 있지 않고 있다.

    전용 보험을 만들기 위해선 예산 조달도 필수지만, 해를 넘기면서 더욱 어렵게 됐다. 보험개발원은 정부가 소방공무원 4만 4천명의 안전보험 보험료를 50%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예산이 70억원 정도 든다고 추산했다.

    국회와 금융당국은 소방공무원의 재해 사고를 보장하는 별도의 전용보험 개발 판매를 위한 입법 방안과 예산 조달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추가 예산 책정을 두고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난색을 보이는 상태라 소방관 전용보험 출시까지는 산넘어 산인 셈이다.

    ◇ 보험업계 "소방관 보험, 민간에 전가하지 말아야"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정서적으로야 고생하는 소방관들의 보험 가입을 시켜야하는게 당연하지만, 위험률이 높은데도 무조건 보험사에 비용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고위험군의 가입자들 때문에 그렇지 않은 가입자들의 보험료까지 높아지는 '풍선 효과'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보험금 지급은 민간 보험사에만 전가할 게 아니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와 조율도 없이 선언적 발표가 먼저 나오니까 진행이 더디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특히 예산 문제는 기재부와 얘기해야하는데 덜컥 홍보부터 하는 것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제 곧 지방선거를 앞두고 첨예한 대립 문제는 이슈화 시키지 않을 것이므로, 이같은 정책성 보험 성격의 이슈는 더욱 더 천천히 진행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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