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이윤택 감독 성추행 및 성폭행 피해자 16명 기자회견 '미투 그 이후, 피해자가 말하다!'에서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문화계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고 있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철저한 진상 조사와 처벌, 피해자 보호를 주장하고 나섰다.
전국성폭력상담소 128곳과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변호인단 101명 등으로 구성된 '문화 예술계 내 성폭력 공동대책위원회'는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배복주 상임대표는 "피해자들은 '참으라' '너도 책임이 있다'는 말로 침묵을 강요받았고, 어렵게 수사를 의뢰해도 '왜 도망가지 않았느냐'는 등의 의심을 받으며 자책해왔다"며 "가해자에게 권력적으로 종속돼 대응하기가 힘들었던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도와 법적 장치를 보장하려 한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증언을 이어갔다.
연극인 김수희 씨는 "배우 이명행의 성추행 기사와 서지현 검사의 폭로를 접하면서 부단히 잊으려 했던 이윤택이란 이름을 떠올렸다"며 "그 때문에 훌륭한 연극 인재들이 연극을 그만두게 된다면, 이런 끔찍한 환경에서 눈치나 보며 작업을 계속한다면 그렇게 만들어진 공연을 어떻게 관객과 나눌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눈물을 보였다.
피해자들끼리 '오랫동안 소통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생각했다는 연극인 이재령 씨는 "몇몇 고발 시도도 있었지만,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캐스팅에서 제외되거나 정신이 이상하다는 공개적인 모욕을 듣고 더 힘든 자리로 내쳐졌다"며 "체념하고 포기하고 고립되면서 무력함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2차 피해'를 호소한 연극인 홍선주 씨는 "'(이윤택) 선생님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그러면 안 된다'는 비난을 많이 들었다"며 "가족들과 극단까지 노출되면서 너무나도 가슴 아픈 시간을 견뎌야 했다"고 했다.
그러나 "연극인들이 마음 편하게 연극을 할 수 있기를,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자식들이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은 정말 엄중히 처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