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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을 꿈꾸다" 부산 기술창업 기업 1편, 노인용 음성메신저 선구자 ㈜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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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기업을 꿈꾸다" 부산 기술창업 기업 1편, 노인용 음성메신저 선구자 ㈜로하

    부산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조선·자동차 산업의 침체와 보호무역 확산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 4차산업혁명과 기술고도화를 통한 산업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드높은 요즘이지만, 이같은 위기상황 속에서도 부산경제의 미래를 개척하는 희망의 새싹들이 움트고 있다. 부산CBS는 기술창업과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유망 기업들을 통해 부산경제의 희망을 확인하는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사진 맨 왼쪽 김경문 (주)로하 대표가 음성소통스피커 제품과 제품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부산CBS 강동수 기자)

     


    ▲ 시니어 문제 파고드는 부산 대표 '청년 소셜벤쳐기업' (주)로하

    부산을 대표하는 IT창업 아지트인 해운대구 센텀기술창업타운 '센탑(CENTAP)'에는 내로라하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혁신형 기술을 보유한 초기 창업기업)이 즐비하다. 이 가운데 선두주자를 꼽는다면 ㈜로하(대표 김경문)를 거론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엑셀러레이팅 기반 창업경진대회 대상(2015년 8월), 대한민국 창업리그 '슈퍼스타 V' 5025팀 중 최종 15팀 선정(2015년 11월), 부산시 대표 기업 선정(2016년 4월), 부산 센탑 1호 입주기업, 2017 부산대표 창업기업 선정 등 부산의 유수 스타트업 가운데에서도 '로하'가 일궈낸 성과는 단연 두드러진다.

    14명의 청년들이 꾸려가는 ㈜로하의 주력사업은 '시니어와 함께 쓰는 음성메신저 캣차(CATCHA)'와 '독거노인 사회관계망 IOT(사물인터넷 스피커)' 크게 두가지다.

    캣차는 음성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성명령만으로 문자 작성과 전송이 가능해 중노년층과 장애인에게 유용하다.

    스마트폰 터치자판을 이용한 글자 입력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가족간 교류가 뜸해 스마트폰 문자나 SNS를 통한 디지털 대화에서 소외된 어르신들을 위해 음성으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도록 한 것이 핵심 개념이다.

    로하는 여기서 한발 나아가 음성소통스피커 제작에까지 이르렀다.

    노인층 가운데 스마트폰을 쓰지 않은 경우가 많고, 이용환경을 단순화한 모바일앱조차 사용이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자 아예 듣기와 말하기 두개 버튼으로만 구성된 소통 상자를 만든 것이다.

    ▲노인 소외·고독사 해결 방안 제시하는 공공성 주목

    로하의 음성채팅앱 '캣차'(사진 위쪽)와 음성소통스피커(아래)

     

    글자를 일일히 입력할 필요없이 목소리만으로 소통하고 싶은 사람과 대화하도록 한 로하의 사업은 공공성과 확장성 면에서 많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로하가 부산 해운대구와 함께 사용성검증(테스트 베드) 사업을 진행 중인 음성소통스피커는 노인상담사를 통해 하루 수차례씩 단말기를 보급받은 어르신과 음성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업에 운용되고 있다.

    단순한 날씨 정보나 건강 정보를 주고받는 것에서부터 구청을 대신해 사회복지 관련
    정보나 경로행사 정보 등도 제공한다.

    김경문 로하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해운대구 노인가구 25가정에 음성소통 스피커를 설치해 운용한 결과, 적극적으로 대외 활동을 하는 '액티브'한 어르신들보다 오히려 하루종일 집안에서 계시는 소극적인 행동 패턴의 어르신들이 단말기를 이용한 대화에 더욱 몰입했다"면서 "이는 구청에서 분류한 '고위험군'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노인의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는데 유용한 실마리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어르신들은 음성스피커가 '누군가와 대화' 하는 게 주 목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스피커에는 생체감지센서와 온도·습도 센서라는 숨은 기능도 함께 탑재돼 있다.

    이는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가정 내 움직임 여부를 중앙관제센터 웹페이지를 통해 알려줘 건강 이상 증후나 고독사를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김 대표는 "우리는 소통상자를 '6도'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면서 "소통상자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집은 실내온도가 일반 가정보다 6도가 낮다는 사실을 시범사업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일선 지자체의 사회복지사 1명이 최대 2000명의 수급자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에서는 홀몸 어르신에게 일주일에 한차례 안부전화하기도 벅차지만, 소통상자를 활용하면 그룹대화 등을 통해 한번에 수십명과도 대화할 수 있고 실시간 관리도 가능하다.

    음성소통상자는 스마트폰 앱과 연동하면 가족들과의 음성 메신저 교환도 가능하며,
    사회복지를 책임진 지자체나 실버타운 등 다양한 곳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해운대구는 당초 2개월로 한정했던 시범운용 사업을 6개월 이상으로 늘리고 대상 인원도 확대운용키로 했고, 부산시도 사용성 검증이 끝나는대로 노인복지사업에 본격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로하의 음성소통스피커 제작 모습 (사진 = 로하 제공)

     

    ▲ 사물인터넷 연계로 확장성· 비즈니스 기회 충분

    로하의 음성소통스피커는 이미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지역 지자체나 대기업 등에서 제품 구매나 협업 의사를 물어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사용성 검증이 완료되지 않았고, 제품을 세련화해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

    김경문 대표는 "지금의 소통스피커는 회사 관제센터와 대화하는 단계에 머물러있지만, 한달 안에 마무리되는 2차 테스트 베드에서는 스피커끼리 그룹핑 대화가 가능해져 시설에서 직접 사용하거나 가족간에 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소통상자를 사물인터넷 허브로 만들어 각종 IT기기와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IT조명을 연결하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말로 조명을 켜거나 끌 수 있고, 문제가 생겼을때 복지기관에 알리거나 제어하는 기능이 부가된다.

    대화가 부족한 정서적인 문제에서부터 열차표 티켓팅이나 음식배달 등 노인들이 직접하기 어려운 일들을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가능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김경문 로하 대표는 "우리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문제와 고독사 문제를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채택한 소셜벤처기업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이를 재무수익으로 연결하는 임팩트 기업이 되려고 한다. 노인의 소통문제와 외로움을 해결하는 우리의 제품이 상용화되면 무한한 비즈니스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테크노파크 남병혁 센탑 기술창업투자팀장은 "로하는 사회적기업이면서 글로벌 사업화까지 염두에 둔 유망한 사업 아이템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노인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안인 만큼 사회적 니즈(Needs)가 매우 높고 산업적으로 접근해서도 지자체 등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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