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전시공간 '만인의 방'이 시인의 성추행 논란 속에 12일 철거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도서관 기록관에 마련됐던 만인의 방은 12일 중 철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인의 방'은 고은 시인이 직접 자신의 대표작 '만인보'(萬人譜)에서 이름을 따다 붙인 공간이다. 시인이 25년간 만인보를 집필한 경기도 안성의 '안성서재'를 재현한 곳과 기획전시 공간 등으로 꾸며졌다.
그러나 고은 시인이 과거 문단 후배들에게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지난해 12월 제기됐고, 성폭력 피해를 잇달아 폭로하는 '미투(MeToo) 운동'으로 재조명된 상황.
서울시가 지난달 말 철거 방침을 세우면서 가림막이 쳐진 상태로 관객의 접근이 차단됐던 이 전시공간은 결국 지난해 11월 개관한 이래 4개월 만에 불명예스러운 철거 신세를 맞게 됐다.
전시공간에 있던 필기구, 안경, 모자, 육필 원고, 집필 자료, 도서 등 전시품은 고은 시인에게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