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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작가 된 스티븐 호킹 딸 "유머로 영감주신 아버지"



유럽/러시아

    과학작가 된 스티븐 호킹 딸 "유머로 영감주신 아버지"

    스티브 호킹의 3 자녀가 말하는 '나의 아버지 호킹'

    사진BBC 화면 캡처

     

    13일(현지시간)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영국)은 이혼한 첫째 부인 제인과 사이에 2남 1녀(로버트, 티모시, 루시)를 뒀다.

    호킹은 21세에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지만, 우주론·양자 중력 연구로 21세기 과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

    호킹은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계보를 잇는 물리학자로 불리지만 '아버지 호킹'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세 자녀가 기억하는 호킹은 어떤 사람일까.

    현재 로버트(51)는 마이크로소프트 엔지니어, 루시(48)는 기자 겸 작가, 티모시(39)는 레고 간부로 일한다. 이중 루시가 직업적으로 아버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루시는 소설 두 권을 출간한 후 어린이용 과학서를 몇 권 집필했다. 그 가운데 '우주의 문을 여는 조지의 비밀 열쇠'는 호킹이 아이디어를 냈다. 책에서 조지와 친구들은 슈퍼 컴퓨터 '코스모스'와 우주를 여행하며 태양계, 소행성, 블랙홀 등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간다. 과학자의 길을 걷지는 않았지만, 루시는 어린이에게 과학을 전파한 공로를 인정받아 왕립천문학회 회원이 됐다.

    루시는 2017년 BBC와 인터뷰에서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거의 매일 저녁 집에서 동료 과학자들과 식사했는데 대화 주제가 심오했다"고 했다.

    이어 "내 아들의 8살 생일 파티 때 일이 기억난다. 아들 친구가 '블랙홀에 빠지면 무슨 일이 생기나요'라고 묻자 아버지는 '넌 스파게티로 변할 거야'라고 대답했다. 아이들은 엄청 신나했고, 어른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기억이 훗날 과학 저술을 하는 밑바탕이 됐다"고 회상했다.

    루시의 기억 속 아버지는 슈퍼맨이기도 하다. 루시는 "아버지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캠브리지를 휘젓고 다녔다. 그 때마다 오빠와 나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함께 뛰었다. 행인들이 그런 광경을 신기한 듯 쳐다봤다"고 웃었다.

    티모시는 다른 형제와 달리 "아주 어릴 적에는 행복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BBC 다큐멘터리에서 그는 "내가 5살 무렵까지 아버지는 자기 목소리로 말하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어떤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는 소통이 안 됐다"고 했다.

    그러다 호킹은 1985년 루게릭병 후유증으로 목소리를 상실했고, 이듬해부터 주변 이들과 전자음성합성장치에 의존해 대화했다. 티모시는 "아버지가 목소리를 잃은 뒤부터 오히려 소통이 잘 됐다"며 "함께 자동차 경주를 보러 가는 등 깊은 유대감을 형성했다"고 했다.

    스티븐 호킹.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형제들과 터울이 많은 탓에 티모시는 주변에서'배다른 형제'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하지만 제인은 "티모시가 호킹의 아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호킹은 생전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 아니었다면, 우주도 별 의미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녀들은 아버지가 우주로 떠난 날 "그는 위대한 과학자이자 비범한 인물이었고, 그의 업적과 유산은 오래도록 남을 겁니다. 용기와 인내심과 유머로 전 세계인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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