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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 앞둔 하나 김정태 회장, 최순실·최흥식 꼬리표 뗄 수 있을까



금융/증시

    3연임 앞둔 하나 김정태 회장, 최순실·최흥식 꼬리표 뗄 수 있을까

    금감원 "하나금융 의혹들, 검찰 고발, 제재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 중"

     

    3연임을 코앞에 둔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의 앞길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려 있다. 이번주 주주총회를 앞두고 연임 수순을 밟고 있지만,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 사임의 배후로 의심을 사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 최순실씨의 지시를 이행한 사실 등이 확인돼 '은행법 위반' 등의 혐의를 가지는 등 김 회장을 향한 의혹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낙마 '발원지'는 하나금융 내부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물론 은행업계까지 최 전 원장의 하나은행 채용 특혜 의혹은 하나은행 내부자들이 아닌 이상 알 수 없는 이야기라고 입을 모은다. 하나은행 측은 금감원의 2015~2017년 조사 이후 자체 조사를 통해 발견된 것이라고 하지만, 3년 전 사건도 잘 알 수 없다고 주장한 마당에 5년 전 이야기가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니 아이러니 아니냐는 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금융당국과 하나금융 측의 갈등이 지난 해부터 불거져 나온 맥락을 봤을 때, 최 전 원장과 김 회장의 파워게임에서 최 전 원장이 밀렸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지주사 CEO 연임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에 대해 비판을 해왔다. 지난 1월에는 회장 후보 선임 일정을 연기해달라고까지 요청했다. 그러나 하나금융 측은 일정을 그대로 강행하며 김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단독 결정했다.

    결국 최 전 원장이 물러났지만, 김 회장의 3연임도 '꽃길'만은 아닐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최 전 원장의 낙마로 촉발된 금감원의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 특별검사'를 통해 김 회장을 포함한 하나금융 고위 임원들이 모두 채용비리 점검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하나은행은 신입 사원을 채용할 때 내부적으로 '임원 추천제도'를 운영해왔다. 최 전 원장도 '단순 추천'을 했다는 이유 만으로 옷을 벗었으니, 하나금융에도 같은 잣대를 적용할 경우 그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감원 안팎의 분석이다.

    김 회장은 국정농단의 핵심인 최순실씨와도 연루돼 은행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의 1심 판결 결과 김 회장은 최씨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이상화 전 하나은행 본부장 승진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의 대주주가 그 은행의 이익에 반해 은행의 인사나 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은행법 35조 위반을 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 이학영 의원은 지난달 27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형사적인 건 검찰이 다루더라도 은행법 위반은 행정적인 부분으로 금감원이 반드시 나서서 수사해야 한다"고 물었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법상 문제가 있는지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하나금융에 제기된 의혹은 3개나 더 있다. ①아이카이스트 특혜 대출 ②하나금융 계열사 물티슈 납품업체 특혜 제공 ③중국 사업 부실 투자 의혹 등이다. 우선 아이카이스트 특혜 대출은 금감원의 조사 결과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박근혜 정부 당시 '창조경제1호' 기업으로 최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 동생이 부사장으로 재직한 아이카이스트에 특혜 대출을 한 의혹이었는데 금감원은 대질 문답 등을 한 결과, "당사자 진술이 달라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곤란했고, 특혜 대출로 볼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번째 의혹은 하나금융 계열사가 하나금융지주의 박문규 사외이사 및 김정태 회장 아들이 운영하는 기업으로부터 선물용 물티슈를 구매한 거래에 특혜나 위법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 노조 측은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냐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중국계 한국인이 회장인 중국 랑시그룹과 하나은행이 중국 내 합작 투자를 결정한 것도 의혹점이 있다고 본다. 랑시그룹이 아가방앤컴퍼니를 인수하며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의 인수 자문을 받았는데, 아가방앤컴퍼니와 김 회장 아들 회사의 관계가 긴밀하다는 주장이다. 금감원은 이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마쳤고 후속 조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금감원 특별조사반은 우선은 채용 비리에 집중해 검사를 벌이고 있다. 이 결과에서 채용 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해당 금융사의 이사회에 최고경영자와 감사에 대해 해임을 건의하는 등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번 채용 비리 특별검사는 2013년에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하는 검사"라면서 "당시 의혹을 제기했고 이로 인해 은행과 감독당국의 평판에 문제를 야기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 2015~2017년 조사에서 채용 비리 플러스 알파로 상당 부분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원장 낙마와는 관계 없이, 하나금융에 그 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검찰 고발, 제재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월 하나금융 회추위에서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된 김 회장은 주총에서 단독 사내이사 후보로 올라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도 김 회장의 3연임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 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부당한 영향력 행사 의혹이 제기된 김 회장이 주주가치를 훼손한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판단해 '반대'를 권고했다. 반면 해외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는 실적을 끌어 올리는데 크게 기여했다며 연임 '찬성'에 손을 들어줬다.

    의결권 자문사 권고는 '반대 2 vs 찬성 1'의 스코어지만 하나금융이 외국인 지분이 많은만큼 ISS 의견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표심이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 노조 관계자는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은 국내 일어난 일들을 근거로 계속해서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는데, 해외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이 사안을 반영하지 못하고 '찬성' 의견을 낸 게 아닌지 우려스러워, ISS에 최근 금융당국과 대치하는 내용들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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