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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지만 묵직한 '무민' 이야기, 어른용 소설로 출간



책/학술

    귀엽지만 묵직한 '무민' 이야기, 어른용 소설로 출간

    • 2018-03-18 10:05

    전체 8권 중 2권 먼저 나와…스웨덴어 원작 충실히 옮겨

     

    스웨덴계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1914∼2001)의 작품 '무민'이 어른 독자를 위한 연작소설로 출간됐다.

    출판사 작가정신은 전체 8권의 무민 연작소설을 기획해 그중 1권인 '혜성이 다가온다'와 2권인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를 최근 먼저 펴냈다. 나머지 책도 올해 안에 낼 계획이다.

    얀손은 1945년 시리즈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는 '무민 가족과 대홍수'를 처음 발표한 이후 1970년까지 그림책 4권과 연작소설 8권으로 무민 이야기를 펼쳤다. 이 시리즈는 처음에 동화로 분류돼 아동문학계의 권위 있는 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으며 세계에서 베스트셀러 동화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작가는 "특정 독자층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며 동화로만 규정되길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무민 가족과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져 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그리 밝고 가볍지만은 않다.

    특히 1권 '혜성이 다가온다'는 지구 멸망을 예고하는 세기말적인 어둠이 짙게 드리워진 작품이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무민 골짜기가 하루 아침에 온통 잿빛으로 변하고 갑자기 나타난 사향뒤쥐 아저씨는 무민 가족에게 지구가 곧 멸망할 거라고 말한다. 무민과 친구 스니프는 실의에 빠지고, 엄마인 무민마마는 아이들에게 차라리 천문대를 찾아 여행을 떠나라고 권한다.

    무민과 스니프는 짐을 꾸려 모험을 떠나고 그 여정에서 스너프킨을 만나 혜성이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들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천문대를 찾아 헤매고 어렵사리 도착한 천문대에서 며칠 뒤로 예정된 혜성 충돌 시각을 알아낸다. 돌아오는 길에는 무민과 같은 트롤 종족인 스노크와 스노크메이든 남매를 만나고, 무민과 스노크메이든은 특별한 사이가 된다.

    이야기는 결국 혜성의 꼬리만 지구를 살짝 스쳐 모두가 무사한 것으로 끝나지만, 그 전까지 내내 무민 앞에는 절망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불안과 걱정은 커져만 간다. 그럼에도 물론 무민과 스노크메이든, 친구들은 서로를 아끼고 희망을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내용은 작가가 제2차 세계대전 와중에 실제 폭격을 피하기 위해 방공호에 숨어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당시 세계를 휩쓴 전쟁과 피난, 핵무기에 대한 공포가 무민 이야기 안에 거대한 혜성과 황폐화한 세계, 피난민들의 모습으로 은유된 것이다.

    이런 줄거리뿐 아니라 무민과 친구들이 늘 커피를 마신다거나 스너프킨이 담배를 즐겨 피우는 모습 등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라고는 보기 어려운 장면들이다.

    2권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도 판타지 성격이 있긴 하지만, 사회관계, 도덕과 정의 등 묵직한 주제를 다룬다. 이런 요소들 때문에 얀손이 처음 내놓은 무민 시리즈 두 권은 처음에는 인기를 별로 끌지 못했고 출간에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러다 1950년 영국에서 번역 출간되면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발판을 마련한다.

    출판사 측은 "무민 시리즈는 어린이 책으로 먼저 출간됐지만, 작품 자체는 세대를 막론하고 감동과 깊은 울림을 준다"며 "이번 시리즈는 원작을 충실히 옮겨 성인이나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한 연작소설 형식으로 펴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나온 시리즈는 그동안 한국에서 출간된 무민 책들이 스웨덴어 원작의 영역본을 토대로 중역한 것과 달리 스웨덴어를 직접 한국어로 옮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에서 문학석사학위를 받은 이유진 씨가 번역을 맡았다.

    한국에도 무민을 사랑하는 어른 팬들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이 크게 반길 만한 시리즈다. 각 권 216쪽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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