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동교동 경의선숲길공원에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정봉주 전 의원이 18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7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었으나 기자회견 직전에 한 인터넷 매체에서 성추행 의혹을 보도하면서 출마선언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마포구 연남동 '연트럴 파크'에서 대한민국의 문제가 집중되어 있는 서울이 늙어가고 있다며 "시민 모두가 젋어지는 서울특별시를 되찾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노원구 공릉동에서 태어난 정 전 의원은 서울이 자신의 고향이라며 "흔치 않은 서울토박이이기에 누구보다 서울을 잘 알고 서울에 대해 누구보다 뜨거운 순정"이 있는 자신이 적임자라는 입장을 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해서는 "1기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2기 4년은 뭔가 부족하고 허전한 느낌"이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집중 폭로해 '저격수'로 불렸다. 이로 인해 1년간 옥살이를 했고 10년간 피선거권을 잃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월초 특별사면을 통해 복권됐고, 그가 복권될 무렵부터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정 전 의원은 이와 관련해 "MB는 곧 구속될 운명이며 저는 그러면 사면복권이 아닌 무죄가 되는 것"이라면서 "제가 당원자격이 정지된 것은 BBK 때문이므로 MB의 구속 시점인 지금 저의 당원자격은 복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항변에도 불구하고 그의 민주당 복당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민주당이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 이후 지방선거에 부담스러운 인사들에 대한 사전정지 작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 전 의원은 이런 움직임과 관련해 "민주당으로부터 내침을 당할 위기"라면서도 "온갖 음해와 모함을 뚫고 제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민주당 복당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19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을 방문해 고(故) 문익환 목사,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묘를 참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