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1일 자신의 리더십을 문제 삼고 있는 당내 중진 의원들을 비난하며, 2020년 차기 총선에서 한국당의 험지인 서울 강북에 공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2년인 자신의 임기 이후 상황을 거론한 것으로 6‧13 지방선거 이후 당권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편안한 지역에서 별다른 당을 위한 노력 없이 선수(選數)만 쌓아온 극소수의 중진들 몇몇이 모여 나를 음해하는 것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최근 4선 이상 중진 일각이 인재영입에 연이어 실패하고 있는 홍 대표의 리더십을 겨냥하며 "서울시장에 출마하라"고 압박한 데 대한 불편한 심경을 피력한 것이다.
4선 의원 출신인 홍 대표는 과거 자신이 서울 송파와 동대문 등에 출마했던 것과 경남지사에 당선됐던 일 등을 '험지 출마'로 평가하면서 "내우외환 속에서 정치를 해왔다"고 했다.
이어 중진들이 자신을 겨냥한 것에 대해 "그들의 목적은 나를 출마시키면 당이 공백이 되고 그러면 당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음험한 계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홍 대표는 "무너진 당의 당권을 차지해본들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중진들과의 갈등을 당권 경쟁으로 규정했다.
홍 대표는 중진 의원들을 향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반성하지도 않고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독설을 내뱉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끝나고 다음 총선 때는 당원과 국민의 이름으로 그들도 당을 위해 헌신하도록 강북 험지로 차출하도록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당 대표에 취임한 홍 대표로선 임기가 2019년 7월 끝나지만, 2020년 4월 총선의 공천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사실상 당권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얘기와 같다.
홍 대표는 "지금은 적과 대치 중에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어차피 다시 한 번 당권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지방선거 때까지는 자기 지역에선 지역선거에 최선을 다하라"고 충고했다. 자신에게 반발하는 중진들에게 당권 경쟁을 멈추고 지방선거 준비나 하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