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연출가 이윤택 씨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을 성폭행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17명의 피해자 변호인들이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변호인단은 이 씨가 극단원들에게 저질러온 부당노동행위도 추가 제기했다.
'이윤택 사건 피해자 공동 변호인단'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명숙 변호사는 "경찰이 특정한 피해 사실 62건이외 어마어마하게 많다"며 "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성폭력까지 포괄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이 씨에 대해 "피해자를 회유할 수도 있고, 추가 범행사실이 있을 수 있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하루빨리 구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은영 변호사는 "안마를 거부하면 단원들의 뺨을 때리고 무릎 꿇려 굴복하는 자세를 시키기도 했다"며 "이 씨는 극단에서 폭군으로 군림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변호인단은 이 씨가 성폭력 뿐 아니라, 극단원들에게 부당한 노동을 강요하는 등 일상적인 강압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노종언 변호사는 "단원들은 월급을 첫 6개월간 받지 못한 채 페인트 질과 건축일에 동원 됐다"며 "심지어는 극단 이름으로 차명계좌까지 만들어 사용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희봉 변호사는 "30년 넘는 기간 동안 이 씨가 재산형성 과정에서 단원들을 이용하고 은폐한 정황이 있다"며 "민형사상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고소인들이 겪고 있는 2차 피해도 호소했다.
김지현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2차 피해로 인해 대인기피증에 자해 증상까지 앓으며 정신적 고통 호소하고 있다"며 "고소인들을 일터에서 배제하라는 등 악의적인 요구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명예훼손과 모욕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미투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도록 자제와 배려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변호인단은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것 이외 추가 피해내용과 이 씨가 재산을 은닉한 정황 등을 담아 수사기관에 추가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또 이번 수사과정에서 성범죄 관련 공소시효의 문제점과 관련해 법 개정 노력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변호인단은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이씨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 뒤 서울지방경찰청 성범죄특별수사대가 수사에 나섰고, 21일 공소시효 등을 고려해 피해자 8명에 대한 상습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이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