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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 "'황금빛' 재미 확신, 지안이 매력 터져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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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선 "'황금빛' 재미 확신, 지안이 매력 터져서 좋았다"

    [노컷 인터뷰] '황금빛 내 인생' 서지안 역 신혜선 ①

    지난 11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지안 역을 맡은 배우 신혜선 (사진=YNK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종영 기념 배우 신혜선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첫인사를 할 때부터 싱글벙글했던 그는 인터뷰에서도 굳이 웃음을 참지 않았다. 덕분에 까르르-하는 소리가 인터뷰 룸을 채우는 순간이 잦았다. 식탁에 놓인 간식거리를 가리키며 "이거 드시면서 하세요"라던 신혜선은 "입에 넣고 질문하셔도 다 들을 수 있어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절로 웃음이 날 수밖에 없는 성적이었다. 40%를 8번이나 넘겨 지난해와 올해 각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니. 소현경 작가 작품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것만으로도 이미 화젯거리였다. 성폭행 논란 이후 5년 만에 지상파로 돌아온 박시후가 드라마 초반의 이슈메이커였다면, 회를 거듭할수록 눈길을 끄는 건 신혜선이었다.

    장난기 많고 유쾌한 성격이었지만 친구가 낙하산으로 입사하는 것을 보고 나서 정직원만을 꿈꾸는 현실적인 면을 지닌, 재벌 3세 최도경(박시후 분)과의 연애에서도 자기 주관을 또렷하게 말하고 끌려다니지 않는, 서지안. 신혜선은 서지안 역을 매끄럽게 소화해냈다.

    ◇ "재미있을 거라는 건 너무 확신하고 있었다"

    워낙 대박이 난 작품이다 보니, 시청률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꿈의 시청률이라는 40%를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재밌을 거라는 건 너무 확신하고 있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신혜선은 "저도 대본이 너무 재밌었고 다음 대본이 기다려졌다. 연기하고 있는 제가 대본이 재밌지 않으면 어떻게 힘내서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봐 주시는 분들도 참 재밌게 볼 수 있겠다 싶긴 해지만, 이렇게까지 잘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그래도 재밌을 거라는 확신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소현경 작가의 팬이라고 밝힌 그에게 대놓고 물었다. 소 작가와 함께 작업해 본 소감을. 자신이 감히 '평가'할 수는 없다며 "칭찬은 입이 닳고 마르게 할 수 있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연기자로서 느낀 점은 "읽을 때마다 더 자세한 감정선이 보였다"는 것이었다.

    신혜선은 "기뻤다가 슬펐다가 화가 났다는 감정선이 있다면, (소 작가 대본에선) '기뻤다가 살짝 실망했지만 서운해서 눈물이 났다' 이런 식으로 됐달까. 읽을수록 깊은 감정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가님이 대본에 표현해 놓으신 것에 1/3이라도 표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늘 바로 다음 회가 너무 기다려졌었다. (대본이 나오면) 열일 제치고 대본만 봤다. 처음 읽을 때도 확 몰입해서 읽었고, (이후로도) 순식간에 읽었다"고 전했다.

    ◇ 대본 2부만 봐도 매력이 느껴졌던 캐릭터

    신혜선은 흙수저로서 대기업 정규직이 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재벌 3세와 사랑에 빠지게 되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는 서지안 캐릭터를 맡았다. (사진='황금빛 내 인생' 캡처)

     

    신혜선은 대본이 2부까지 나온 상황에서 서지안 역으로 합류했다. 그는 "지안이만 봤을 때 지안이가 매력 터졌던 게 2부부터였다"고 소개했다. 그가 생각하는 서지안의 '매력 터지는'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졌다.

    "정규직을 너무 원하고 있었는데 엄청 잘 알던 친구가 낙하산으로 들어오면서 뺏겼잖아요. 저는 '진짜 너무한다 흑흑' 이 정도일 줄 알았는데 주먹을 날리는 게 통쾌하면서도 전 사실 슬프고 안타까웠어요. 그런 깡과 자존심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클리셰를 살짝 비트는 게 소현경 작가님 팬인 이유 중 하나였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저는 연기를 하는 입장이지만 시청자였어도 굉장히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일 것 같아요."

    50부라는 긴 호흡 안에서 서지안은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줬다. 쉽게 말해 만만치 않은 캐릭터였다. 계약직이라는 신분의 불안정함이 있는 데다, 재벌 3세와의 로맨스가 있었고, 자살 기도까지 등장했다.

    신혜선은 "초반에는 우는 연기가 어려웠다. 가짜로 할 수 없는 거니까. 눈물은 안에서 감정이 올라와 생성되는 것이지 않나. 근데 지안이를 쭉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정 이입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제가 노련하거나 능숙한 사람이 아니라 대사를 매끄럽게 치는 게 힘든 경우도 있었고, 감정 전달을 못 한 때도 있었겠지만 저는 지안이가 많이 이해됐다. 지안이를 주관적으로 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극을 이끌고 가는 역할이었던 만큼 분량이 많았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묻자, 신혜선은 '수면 부족'을 꼽았다. 하지만 이내 "너무 졸렸을 때도 있지만 그게 지나고 보니까 즐거운 일이었던 것 같다.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에 연기해 보고 싶었던 역할을 위해서 몸이 힘든 거였으니까"라고 답했다.

    ◇ "답답한 연애 싫어하지만 서지안 이해돼"

    신혜선은 '황금빛 내 인생'에서 최도경 역을 맡은 박시후와 연인 연기를 선보였다. (사진=KBS 제공)

     

    서지안은 '예상대로' 재벌 3세와 우여곡절 많은 연애를 했다. 물론 예상을 뒤엎는 모습도 있었다. 한쪽이 돈과 권력, 명예를 더 많이 가졌다고 해서, 그렇지 못한 쪽이 늘 맞춰주거나 양보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서지안은 솔직한 대사와 단호한 태도로 보여줬다.

    본인의 스타일과 어느 정도 닮아있느냐고 하니 "저는 답답한 연애를 싫어한다. 그런데 지안이 입장에서 보자면 너무나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다. 주변 상황 때문에 꽉 막힌 거라서 더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신혜선은 "지안이 자신만 생각한다면 최도경이 좋으니 만나서 사귀겠지만 어떻게 자기 자신만을 생각할 수 있겠나. 모든 사람이 그렇지 않을까"라며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했을 것 같다. 최도경한테 나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내가 있으면 최도경의 삶이 어그러지지 않을까 하는, 되게 복잡한 감정?"이라고 부연했다.

    신혜선은 극중 서지안 같은 상황이 온다면 "무조건 한 번 만나는 볼 것 같다. 그러고 나서 솔직하게 연애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단, 전제가 있었다. 자신을 조심스럽게 만드는 일련의 상황이 없다는 조건이었다.

    박시후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오빠가 멜로 장인이라는 별명이 있다고 하더라. 감독님도 오빠한테 '멜로 장인~' 이러셨다. 흔들림이 없으시더라. 연기할 때 되게 중심을 잡아주셨다"고 말했다.

    50부작이나 되는 긴 호흡의 드라마였기에, 신혜선은 곧 서지안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오랜 기간 집중하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 같다. 좀 더 연민이 느껴진달까? (서지안은) 엄청 친한 친구나 쌍둥이 같은 느낌이었다. 옆에서 막 토닥거리고 조언해 주고 싶은 친구 같았다"고 전했다.

    ◇ 진짜 아버지 같았던 '천호진 선생님'

    신혜선은 극중 아버지 서태수 역을 맡은 천호진이 진짜 아버지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사진='황금빛 내 인생' 캡처)

     

    '황금빛 내 인생'은 KBS2 주말드라마가 그렇듯 '가족'이 중심에 있었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서지안의 아버지 서태수 역을 맡은 배우 천호진은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아버지가 이상해'의 김영철과 함께 공동 대상을 받았다.

    천호진과 함께 연기해 본 소감을 묻자 신혜선은 "감히 제가 선생님 연기를 논할 수는 없다"며 손사래 쳤다. 그러면서 "일단 제 옆에 계신 것만으로도 집중할 수 있었다. 존재만으로도 너무 큰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신기한 점은, 천호진이 신혜선의 아버지와 외양이 무척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신혜선은 "선생님이 외적으로 저희 아버지랑 많이 닮으셨다. 그래서 몰입이 더 잘 됐다. 선생님 보고 있으면 그냥 태수 아버지 같았다"며 "살갑게 다가와 주시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투박하게 정을 붙이셨다. 툭 하고 던지는 말에 마음이 확 동한달까. 선생님 존재가 진짜 아빠 같았다"고 말했다.

    천호진은 외양만 아버지 같은 게 아니었다. 으레 딸과 아버지의 관계가 그렇듯 조금은 서먹하지만, 내심 마음이 쓰이는 그런 사이였다. 전노민, 나영희 등 다른 선배 연기자보다 조금 더 거리감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는데, 신혜선은 그것조차 연기 도움을 주려는 배려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고 있단다.

    "선생님께서 약간 돌려서 연기에 도움을 주신 것 같아요. 초반에 지안이랑 사이가 서먹할 때는 서먹하다가 후반부에 친해졌을 때, 실제로도 '지안아, 짜장면 사 줄까?' 이러면서 약간 풀어진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결과적으로 저는 선생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죠."

    신혜선은 '황금빛 내 인생'을 하면서 어느 때보다 가족 생각이 많이 났다고 털어놨다. 극중 서태수가 죽는 장면을 찍고 나서 집에 와서는 "엄마 진짜 잘해줄게, 아빠 진짜 잘해줄게"라고 했다고. 그는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봤고, 지안이를 연기하면서 배운 게 많이 있는 것 같다. 내가 행복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했다"고 밝혔다.

    (노컷 인터뷰 ② 장래희망=배우였던 신혜선, 현재까지 이룬 꿈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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