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사진=자료사진)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있던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은 최 씨의 건의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을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가 발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최 씨는 참사 당일인 오후 2시 15분쯤 청와대 관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을 비롯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과 회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가 청와대를 방문하기 전까지 박 전 대통령은 '구조를 잘 하라'는 식의 원론적인 지시만 내리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청와대 'A급 보안손님'으로 분류된 최 씨는 사고 당일에도 이영선 전 행정관이 운전하는 업무용 승합차를 타고 청와대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어떠한 검색절차도 없었다.
당초 박 전 대통령 측은 사고 당일 간호장교와 미용사 외에 청와대에 외부인이 방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난 것.
당시 최 씨의 방문을 사전에 알고 있던 '문고리 3인방'은 최 씨가 오기 전 미리 청와대에 대기하고 있었다.
최 씨가 도착하자 박 전 대통령은 그제서야 회의를 열고 사실상의 첫 공식 행보라고 볼 수 있는 중대본 방문을 긴급히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이 중대본을 방문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최 씨의 입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회의 시작 전 정 전 비서관이 청와대 수석들의 의견을 최 씨에게 전했고 이를 최 씨가 회의 자리에서 건의한 것이다.
검찰은 최 씨의 개입 사실을 이 전 청와대 경호관의 카드 사용 내역을 통해 확인했다.
검찰은 사고 당일 이 전 경호관이 운전한 승합차가 남산1호터널을 통과한 내역과 최 씨 집 인근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내역 등을 포착해 최 씨의 청와대 방문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문고리 3인방을 비롯해 최 씨의 방문을 목격한 관계자들은 세월호 참사 7시간 동안 최 씨가 청와대에 왔다는 사실이 드러날까봐 그동안 전전긍긍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