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현 류지복 정윤섭 김동호 기자 = 정치권은 2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와 관련, 자유한국당과 여타 정당으로 나뉜 채 정반대로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보고시간을 조작하고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관저를 방문한 점을 집중 거론하며 철저한 의혹 해소를 촉구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진실 은폐·조작에 가담한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처벌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추가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쏟아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이번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세월호 7시간을 놓고 제기된 각종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논평하고, 촛불세력을 비롯해 의혹을 제기한 세력들에 대한 단죄가 뒤따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당은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불쌍하다"는 표현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박근혜 청와대의 보고 조작에 국민은 경악한다"며 "300여 명의 고귀한 목숨이 희생되는 동안 박근혜 청와대는 훗날 책임이 거론될 것만을 염려해 보고 시간과 대통령의 훈령까지도 불법으로 변경하는 인면수심의 행태를 보였다"며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더구나 수사 결과에서 또다시 최순실의 이름을 보게 됐다는 데 대해 분노가 치민다"며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가 아니라 '최순실-박근혜 대통령 청와대'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청와대의 은폐 시도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비선실세 은폐가 중요했던 대통령과 이를 조직적으로 뒷받침했던 청와대의 행태에 의혹이 계속해서 남는다"며 "모든 의혹이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장정숙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재난 상황에까지 최순실과 의논하고 비선이 개입했다는 사실은 국가시스템이 집권 초기부터 처참하게 무너져 있었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줬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또 "자신들의 미숙한 대응을 숨기기 위해 유가족을 선동꾼으로 몰고, 조사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기까지 했다"며 "이 같은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주도한 자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국민의 생명이 꺼져가는 다급한 순간에 최순실의 오더만 마냥 기다렸던 박 전 대통령의 모습에 참담함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추 수석대변인은 "최초 보고 시점으로 유추되는 10시 20분부터 최순실 씨가 청와대에 들어와 회의가 열린 14시 15분까지 네 시간여에 이르는 공백 시간에 박 전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도 반드시 밝혀내야 할 일"이라고 요구했다.
반면 한국당 홍지만 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놓고 제기된 밀회설, 종교의식 참석설, 미용시술설 등의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며 "박 전 대통령이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을 했으면 됐지 7시간의 난리굿을 그토록 오래 벌일 일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만난 것도 사전에 예약된 만남일 뿐"이라며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그런 광풍을 저지하지 못해 수모를 당하고 결국 국정농단이라는 죄목으로 자리에서 끌려 내려온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처럼 거짓말을 일삼았던 세력에게 참회와 자숙을 요구한다. 세월호 7시간을 원망하며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들에 대한 단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