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사진=자료사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안점순(90)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30일 오전 10시쯤 안 할머니가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정대협에 따르면, 안 할머니는 지난 1928년 서울 마포에서 태어나 14살이던 1941년 중국 내몽고로 추정되는 곳으로 끌려갔다.
"서울 마포 복사골 큰 방앗간 앞으로 몇 살까지의 여자들은 다 모이라"는 동네 방송을 듣고 나온 자리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일본군들은 "왜 내 딸을 끌고 가느냐"며 오열하며 매달리는 안 할머니의 어머니를 뒤로한 채 안 할머니를 강제로 트럭에 실어갔다고 한다.
중국에 와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면서 전쟁터마다 끌려다니는 등 갖은 고초를 겪은 안 할머니는 1946년이 돼서야 비로소 인천항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1993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했지만 75세가 된 2002년에 이르러서야 정대협과 만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의 수요시위는 물론, 일본 증언집회에도 참석해 참혹한 전쟁의 역사를 알렸다.
특히 지난 2014년 3월 경기 수원시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뒤부턴 수원시민들과 함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지난해 11월 25일,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과 100만 시민이 수여한 여성인권상을 받았던 안 할머니는 "어떻게든 전쟁이 없어져야 하는데, 그래야 우리 같은 여자들이 안 생기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29명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