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으로 분류됐던 폐비닐과 스티로폼을 버릴 때에도 비용을 부담해야한다는 전망이 나오자 찬반이 엇갈렸다. (사진=이형탁 수습기자)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폐비닐과 스티로폼 수거를 거부하자 아파트 주민들이 혼란에 빠졌다.
음식물 쓰레기나 일반 쓰레기를 버릴 때 종량제 봉투를 사야 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이 재활용품을 버릴 때도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는 전망에 찬반은 엇갈린다.
대개 개별적으로 재활용품 수거 업체와 위탁 계약을 맺고 재활용품을 배출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약간의 수입을 얻는다.
그래서 돈을 내고 재활용품을 버려야 한다는 생각에 거부감부터 든다고 가정론에 고개부터 흔들었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주부 김숙자(70) 씨는 "외국은 기계에다가 재활용품을 넣으면 오히려 직접 돈을 준다고 하는데, 우리는 아예 수거도 안 해 갔다"며 "당장 쓰레기봉투도 엄청 큰 것을 사야 했는데 없는 사람들은 그것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모(50) 씨도 "돈을 내면서 재활용 쓰레기를 버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돈 벌기도 힘든데 자꾸 돈을 쓸 일만 생기는 것 같아 팍팍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반대로 이번 '재활용 대란'을 통해 무분별한 일회용품 소비문화를 되돌아보고, 환경이라는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부 이연희(33) 씨는 "쓰레기봉투 가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환경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냐"며 "갑작스러운 변화에 반감이 있을 수는 있지만, 더 중요한 가치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초구 주민 김모(69) 씨는 "돈을 우리가 더 지불을 하더라도 그게 우리 사회와 후손들에게 더 이익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시장 논리에 맡겨뒀던 기존의 재활용 관행을 넘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더 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원순환시민센터 김추종 사무국장은 시민들에게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이 환경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용을 억제하거나 대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시민들의 부담과 불편이 커질 수 있어도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선택을 감수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최재성 사무총장도 "친환경 소비생활도 좋지만, 결국 일회용품 소비 자체가 줄어야 한다"며 "쓰레기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고, 시민들의 의식과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