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미중 양국이 서로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무역 전쟁에 돌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가 출렁이는 등 시장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천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며 관세부과 조치를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물밑 협상을 통해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가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미중 무역갈등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무역전쟁은 이미 수년 전에 미국을 대표했던 바보 같은 이들 때문에 패배했다"면서 "우리는 연간 5천억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고, 여기에 3천억 달러의 지적재산권 탈취도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것이 계속되게 놔둘 수는 없다"며 "이미 5천억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는데 더 잃을 것은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무역적자가 심화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고, 무역적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대 중국 무역적자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안보를 명분으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또 3일에는 미 무역대표부가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정책과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25%의 추가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중국산 제품 1300개의 목록을 공개했다. 대략 500억 달러(5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이같은 고율관세 부과 계획이 발표되자 중국은 즉각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화공품 등 14개 분야 106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미국에 똑같이 갚아줄 것이라는 경고도 날렸다.
이처럼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촉발될 조짐을 보이자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등이 개장과 동시에 1% 넘게 급락했다, 이후 다시 오름세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여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무역적자를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어, 앞서 그가 예고한 대로 중국에 대한 호혜세 도입 등 추가적인 조치가 도입될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뉴욕증시가 출렁이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이날 미 CNBC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보복관세 부과를 예고한 품목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0.3%에 불과하다"면서, 경제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그는 "전쟁이 진행되는 중에도 협상은 진행된다"며 "우리가 취하는 조치에 대해 중국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없을 것이고 충격적인 일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중국을 응징하기 위한 조치가 실제 효력을 발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 가능하다"고 답했다. 미중 양국이 물밑 협상을 통해 서로 한발씩 물러날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다.
실제로 미 무역대표부는 25% 추가관세를 부과할 1300여개의 중국산 제품 목록을 발표하면서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견 수렴절차와 함께 다음달 15일 공청회까지 마쳐야 한다는 것. 이에따라 6월 초까지는 관세부과 조치가 현실화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중국도 즉각 미국에 맞선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지만 관세부과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이에따라 오는 6월초까지 미중 간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한 치열한 물밑 협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