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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사태는 '블랙스완'



금융/증시

    삼성증권 사태는 '블랙스완'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대담 : 김재덕 기자



    삼성증권 사태의 파장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을 대량으로 만들어 시장에 유통시켰다는 점에서 주식거래 시스템의 근본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재덕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임미현> 지난주 금요일 오전에 벌어진 일이죠?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1000원 지급해야 하는데 1000주씩 지급한 게?

    ◇ 김재덕> 삼성증권이 직원들한테 우리사주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주당 1000원을 입금해야 하는데 담당직원의 실수로 1000주를 입고한겁니다.

    우리사주 물량이 283만주인데 배당금으로 1000주씩, 28억 3천만주를 지급했다. 시가 113조원 어치에 해당됩니다.

    회사측이 실수를 알고 곧 정상화했지만 공짜 주식이 대량 입고된 걸 알게된 일부 직원들이 급하게 주식을 팔아치웠습니다.

    501만주가 거래됐는데 전날 종가로 2천억원 가량입니다.

    ◆ 임미현> 증권사 직원들이라면 당연히 실수로 주식이 입고된 걸 알았을텐데, 알면서도 매도했다는 얘기네요

    ◇ 김재덕> 그래서 삼성증권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일반인들도 아니고 증권사 직원들이 자기 계좌에 어느 날 주식이 동그라미가 세개가 더 붙어서 들어왔다면 당연히 회사의 실수라는걸 알텐데도 팔아서 이득을 채운 겁니다.

    16명이 주식을 팔았다고 하는데 이들 중에는 100만주 가량 처분한 직원도 있다고 합니다. 전날 종가로 하면 400억원을 벌어들인겁니다.

    이걸 현금으로 찾으려면 사흘이나 걸려야 하는데 그럼에도 주식을 매도했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 임미현>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현실에 있지도 않은 주식을 전산상으로 만들어내고 이게 또 실제 시장에서 유통됐다는거 아닙니까

    ◇ 김재덕>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는 삼성증권이 떠안으면 될 문제입니다.

    심각한건 주식거래 시스템이 엉망이라는게 드러났다는 데에 있습니다. 삼성증권 발행주식이 283만주이고 정관상 발행할 수 있는 주식수는 1억 2천만주입니다.

    주식을 발행하려면 보통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예탁결제원에 등록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유통물량의 32배에 달하는 28억주가 간단한 전산등록으로 마치 실제로 있는 것처럼 만들어졌고 그 유령주식 중에 501만주가 실제로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 건지,증권사 관계자들도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전산상 실수로 입고가 돼도 거래가 되면 안될텐데 거래가 된 것은 저도 이해할수 없습니다."

    월스트리트 투자전문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저서 제목인 '블랙스완'은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위기로 치닫는 것을 말하는데 이 번 경우가 여기에 해당될 거 같습니다.

    ◆ 임미현> 갖고 있는 주식도 없는데 매도하는 건 불법이라면서요

    ◇ 김재덕> 그걸 무차입공매도라고 합니다.

    공매도는 보통 예탁결제원이나 증권금융 등에서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는 차입공매도를 말하는데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주가를 떨어뜨려 시세차익을 내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제도긴 하지만 어쨌든 이건 현재는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을 빌리지도 않은채 매도한 이 번 경우는 무차입공매도라고 하는데 이건 2008년부터 자본시장법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입니다.

    "네이키드 공매도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능하지 않다고 믿고 있었는데 이게 실질적으로 가능하더라는 문제점이 고스란히 노출됐거든요"

    ◆ 임미현> 주식거래 시스템이 엉망이라는 건데, 다른 증권사들은 과연 없었겠느냐, 의문스럽지 않습니까?

    ◇ 김재덕> 이 번 사태의 심각성은 간단한 전산조작만으로도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는게 사실로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너무도 쉽게 발생했기 때문에 과연 다른 증권사들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겠느냐, 삼성증권에선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나와서 탄로났던거 아니냐, 이런 불신들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증권사 관계자들의 얘길 들어봐도 내부통제시스템이 없다면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6일 증권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와 공매도 폐지 등을 촉구하는 청원글이 올랐는데 오늘 아침까지 16만명이 참여했고 관련 청원글이 수백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 임미현> 금융감독당국은 사흘 뒤에야 대응에 나섰네요?

    ◇ 김재덕> 금융감독 당국은 삼성증권에 대해 오늘부터 특별검사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워낙 중대한 사안이라 법인 차원의 무거운 제재가 불가피할 걸로 보입니다.

    당국은 또 다른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이런 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전면 점검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이런 중대한 허점이 있는데도 깜깜이로 있다가 뒤늦게 사태파악에 나선데 대해선 뒷북대응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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