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라디오 로맨스'에서 진태리 역을 맡은 걸스데이 유라 (사진=황진환 기자)
2010년 미니앨범 '걸스데이 파티 #1'으로 데뷔한 걸스데이는 올해로 8주년을 맞았다. '기대해', '여자 대통령', '썸씽', '달링'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걸스데이는 그룹 자체뿐 아니라 소진, 유라, 민아, 혜리 네 멤버 모두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모든 멤버가 연기와 예능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걸스데이의 가장 최근 앨범은 지난해 3월 발매한 '걸스데이 에브리데이 #5'(타이틀곡 '아윌 비 유어스')다. 공백기가 어느덧 1년 가까이 됐기에, 팬들은 '완전체' 걸스데이를 언제 볼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상황이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씨스타, 미쓰에이, 시크릿, 2NE1 등 많은 걸그룹이 각자의 길을 택한 것을 보며 덩달아 기분이 이상해졌다는 유라는 조심스레 걸스데이의 컴백에 대해 언급했다. "좋은 노래만 나온다면"이라는 전제 때문에 컴백이 늦어진다고.
KBS2 월화드라마 '라디오 로맨스'에서 다시 인기를 얻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흘러간 스타 진태리 역을 맡았던 걸스데이 유라를 지난 26일 만났다.
(노컷 인터뷰 ① '라디오 로맨스' 유라 "올해 낼 성질을 다 냈다") 일문일답 이어서.
▶ 요즘은 개인 활동 중심이지만, 걸스데이 컴백 계획도 궁금하다.아무래도 좋은 노래만 나온다면… 이제는 확실히 준비해서 나와야 할 때이지 않나. 팬분들은 기다리시지만 쉽게 쉽게 나오진 못하는 것 같다. 저희와 맞는 노래, 괜찮은 콘셉트가 맞아떨어졌을 때 멋지게 딱 보여드리고 싶어서. 신인 때면 이런 스타일 저런 스타일 도전을 할 수 있는데, 지금은 확실해져야 하다 보니 컴백 기간이 좀 늘어지는 것 같다.
▶ 걸스데이 멤버들과는 자주 만나는지.민아는 같이 발레할 때 본다. 집도 가깝고. 예능도 같이 찍었다. 혜리는 볼링장 가면 있다. (웃음) 혜리랑 제가 볼링 제일 좋아해서 같은 동호회도 한다. 소진 언니는 집에 놀러 와서 밥 먹고 그런다. 영어 선생님이 같고 취미도 겹치는 게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난다. 가끔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같이 살 때가 그립긴 하다. 너무 재밌어서. 하루에 한 번씩 수다 떨면서 하하 호호하니까 힘든 것도 전혀 안 힘들었다.
▶ 개인 활동을 하고 있어도 팬들은 변함없이 완전체 활동을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것 같다.개인 활동도 저희를 단체로 좋아해 주시는 팬들 덕분에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단체 스케줄을 확실히 좋아하시더라. 브이앱 같은 거여도. 팬들이 '걸스데이 컴백해 주세요' 하셔도 현실은 쉽게 못 한다는 것에 되게 미안하다. 개인 스케줄 때 찾아오실 때도 되게 잘해드리고 싶은데 이동시간도 있다 보니 10분도 제대로 말할 수 없는 게 죄송하다. 추운 데 기다리게 하는 것도 죄송하고. 마음처럼 해 드릴 수 없어서 너무 죄송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팬들에게 뭘 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컴백을 제일 좋아하시긴 하는데. 좋은 노래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웃음)
유라가 속해 있는 걸그룹 걸스데이. 왼쪽부터 혜리, 민아, 소진, 유라 (사진=드림티엔터테인먼트 제공)
▶ 걸스데이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걸그룹들이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걸스데이의 미래에 대해 멤버들끼리 이야기 나누는 편인지 궁금하다.저희 동기분들이 거의 한 팀도 안 남아있다. 해체하는 걸 보면 진짜 기분 이상하다. 우울하고. 왜 제가 다 기분이 이상한지 모르겠다. 같이 활동을 해서 그런지 너무 아쉽다. (미래에 대해선) 그걸 굳이 걱정하진 않는 것 같다. 아직 계약 기간도 남았고. 저희는 계속 갈 것 같은데. 사실 개인 스케줄과 단체 스케줄을 구별해서 활동하진 않는다. 민아랑 '배틀 트립'도 갔다 왔고. 네 명이서 하는 리얼리티를 하자는 얘기도 나눴었다.
▶ 최근에 걸스데이가 롤 모델이라고 밝힌 신인 걸그룹이 있었다.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트위티, 맞죠? 너무 기분 좋았다. (기사) 보자마자 캡처할 뻔했다. (웃음) 확실히 저희도 어려웠을 때부터 시작해서 잘된 거여서, 옛날 생각도 많이 났다. 롤 모델이라고 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잘 되셨으면 좋겠다. 응원합니다!
▶ 가수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연기도 하면서 두 가지 현장을 다 경험해 봤다. 둘 다 다른 의미로 재미가 있을 것 같은데 겪어 보니 어땠나.정말 되게 다르다. 무대는 생방, 현장감, 정신없음 이런 느낌? "올라가실게요!" 이런 게 확 느껴진다. 뭔가 활동하고 있는 느낌이다. 연기는 대기 시간도 있고, 한 장면 찍고 끝나는 게 아니고 풀샷, 투샷, 바스트, 거울 들고 찍고 (한 번 하면) 3개월씩 하는 거니까 천천히 집중해서 하는 느낌이다. 드라마는 결과물이 남는 게 신기하다. 무대는 소통하는 느낌이 되게 강하고. 짜릿한 건 확실히 무대 쪽이 그렇다. 현장감이 바로 느껴지니까. 둘 다 정말 다른 매력이 있다.
▶ '라디오 로맨스' 진태리 역은 자신과 되게 다른 역할이라고 말했다. 초반에는 본인과 비슷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는데, 요즘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는지 궁금하다.닮은 걸 하면 편하지만 반대되는 걸 하면 매력이 있다. 극중에서만 할 수 있는 쾌감이 있다. 저는 약간 이상한, 독특하면서 되게 소름 끼치는 싸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 장르는 사극이 제일 로망이다. 어렵다고는 하는데 (연기가) 많이 는다고 하더라. 저는 되게 남자 같은 면이 있어서 말 타고 활 쏘고 전쟁하고 그런 역할을 해 보고 싶다. 여자인데 싸움도 잘하고 활도 칼도 잘 쓰고 말도 잘 타는! 여성스러운 것보다 더 잘할 것 같다. 여자 호위무사 느낌? 어렸을 때도 태권도, 합기도 이런 거 맨날 나갔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로망이었다.
▶ 소름 끼치는 캐릭터를 해 보고 싶다고 했는데 어두운 캐릭터에 관심이 있다는 의미인가.어두운 것과 되게 소심한 역할은 아직 안 해 봤다. 사람은 누구나 어두운 면, 소심한 면이 다 있지 않나. 그래서 도전을 해 보고 싶긴 하다. 어떤 모습이 나올지 궁금하다.
▶ 활동적인 성격인가 보다.어렸을 때부터 활동성이 많다고 해야 하나. 최근에도 '라디오 로맨스' 분들 만났는데 오빠들이랑 밥 먹고 포켓볼 사구 치고 보드 게임방에서 방 탈출하고 놀았다. 저는 체력을 쓰면서 노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몸 쓰는) 연기에도 관심이 있다.
걸스데이 유라 (사진=황진환 기자)
▶ 같이 연기해 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저는 개인적으로 정유미 선배님! '연애의 발견', '로맨스가 필요해' 너무 재밌게 봐서. 여자가 봐도 정말 사랑스러우시다. 윰블리!(정유미의 애칭) 제가 주열매랑 한여름 캐릭터 진짜 좋아해서 (같이 연기한다면) 친구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 (웃음) 생활 연기 안에서도 정유미 선배님만의 사랑스러움이 있더라. 어떻게 여자가 봐도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싶었다.
▶ 앞으로 연기자로서의 목표는.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다른 걸 해 봤지 않나. 나 같은 게 제일 편하더라. (웃음) 지금은 자연스럽게 가고 싶다. 예를 들어 60대가 되면 그 60대에게 맞는 연기를 하고 싶다. 삶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확실히 연기를 잘하려면 인생의 경험이 더 필요하고, 많은 감정을 느껴보는 게 좋은 것 같다. 간접 경험도 많이 하고.
그래서 영화를 많이 본다. 사실 아무리 슬퍼도 (안 해 본 경험을) 어떻게 알겠나. (극중에서) 어머님이 재혼할 때 괜찮은 척하다가 뒤에 가서 우는 장면이 있는데, 상상은 실제를 따라가지 못하더라. 그래도 연기하며 되게 우울했다. 저는 장면에 집중하다가도 빨리 빠져나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너무 후유증에 시달리면 우울할 것 같아서.
▶ 차기작은 정해졌나.급하게 생각하진 않지만 안 해 본 걸 해 보고 싶긴 하다. 망가지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 뭐든 열심히! 지금은 사실 뭐가 들어와도 다 좋을 때다. (웃음)
▶ 올해 계획은.일단은 정말 안 아팠으면 좋겠고, 올해는 하는 일 다 열심히 하면서 열심히 쉬고도 싶고 자기계발도 하고 싶다. 작년에는 킥복싱, 발레, 영어 등 뭘 많이 했다. 올해도 뭘 좀 배울 거고, 또 열심히 놀고 싶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