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갖 터치식 가전제품, 시각장애인들은?
- 버스가 어디에 서고 어디로 가는지, 시각장애인들은?
- 점자 설명 없는 의약품 용법과 효능, 시각장애인들은?
- 보일러, 켜져 있는지 꺼져 있는지..
- 4월 29일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많은 비장애인 참여했으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4월 09일 (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황덕경 센터장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
◇ 정관용> IT기술 발전, 스마트폰의 대중화, 이런 걸 통해서 참 편리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데 시각장애인 분들은 그런 편의를 쉽게 누리지 못한답니다. 바로 이 시각장애인분들이 정보접근권 보장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냈어요. 직접 목소리 들어봅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의 황덕경 센터장을 연결합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황덕경>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정관용> 언제부터 이 국민청원 시작하셨나요?
◆ 황덕경> 시각장애인 개인분이 지난 3월 30일부터 청원을 신청하셔서요. 오는 4월 29일까지 진행되는데요. 물론 저희 시각장애인협회에서는 그동안 정부나 관련 부처 등을 상대로 단체에서 할 수 있는 정책개선을 꾸준히 요구했고요. 그래서 지난 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정책공약에 시각장애인과 관련된 주요한 정책이슈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청원의 가장 큰 의미는 시각장애인 당사자 개인이 자신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기 위해서 직접 나섰다는 점 그리고 청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각장애인 당사자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황덕경> 시각장애인의 이런 다층적 사회적 차별을 알지 못하는 비장애인 분들이 너무 많으시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시각장애인들의 실체를 알리고 이렇게 같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함께 동참해 달라고, 어떤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저희도 이런 거 방송에서 다루면서 많은 분들이 청원에도 좀 동참해 달라 이런 취지로 하고 있는데요. 가장 구체적으로 교통, 통신, 이동, 방송, 전자제품 이용 이런 데서 아주 정보접근권이 보장되지 못한다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얘기를 좀 해 주세요. 교통에서는 어떤 불편함이 있는 거죠?
◆ 황덕경> 교통, 통신, 이런 방송. 구체적인 사례들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고요.
◇ 정관용> 조금 그래도 청취자 분들 이해하기 쉽게. 버스를 기다릴 때는 어떤 불편함이 있습니까?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홈페이지 캡처)
◆ 황덕경> 국민청원 내용에 자세히 기재가 되어 있는 내용인데요. 예를 들면 버스정류장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시각장애인이에요, 지금. 버스정류장에서는 몇 분 후에 몇 번 버스가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죠.
◇ 정관용> 맞아요.
◆ 황덕경> 그런데 정작 그 버스가 어디에 서고 어디로 향하는지조차, 그 이후에 실제 시각장애인들에게 중요한 정보들은 제공되지 않고요.
이동이나 통신도 한번 볼까요. 이 근래 하루에도 수십 건씩 스마트폰에 온갖 어플리케이션들이 개발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들에 대해서 모바일 접근성이나 음성지원이 제공되지 않으면 시각장애인분들은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세요.
◇ 정관용> 그렇죠.
◆ 황덕경> 인터넷 쇼핑은 말할 것도 없고 홈쇼핑만 해도 굉장히 큰 문제가 있는데 요즘 대부분 홈쇼핑을 TV가 아닌 모바일 주문에서 많은 혜택을 주기 때문에 모바일 홈쇼핑들을 이용하세요.
그런데 시각장애인은 접근성이 지켜지지 않아서 이용이 불가능해요. 이게 이용을 하고 싶어도 장애에 대한 정당한 편의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이용할 수가 없다면 적어도 모바일 홈쇼핑 같은 경우도 시각장애인과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전용 콜센터를 통해서라도 동일한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 정관용> 전용 콜센터 마련 같은 거.
◆ 황덕경> 네, 그렇죠. 그래서 전용 콜센터를 통해서 모바일과 동일한 혜택을 주어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왜하면 시각장애인분들이 모바일 쇼핑을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 정관용> 그렇죠.
◆ 황덕경> 그리고 이 외에도 차별적 요소는 너무 많아요. 온갖 금융서비스, 열차 예매 시스템, 온갖 터치식 가전제품. 그리고 의약품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요. 의약품의 경우에는 시각장애인분들이 점자 표기가 없어서 용법이나 효능 등을 오인한 오남용 사례가 많습니다.
◇ 정관용> 점자 표기가 아예 없어요, 의약품에?
◆ 황덕경> 네. 거의 대부분이 없다고 보셔야 돼요. 교수님 잘 아시겠지만 현재 우리 사회를 ICT 정보화 시대라고 하잖아요. ICT의 I가 인포메이션, 정보이고 C는 커뮤니케이션이고요, T는 테크놀로지잖아요. 그러면 현대 정보사회가 정보만이 중요한 게 아니고 정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한 화두인데 시각장애인은 정보는커녕 정보의 소외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는 현상인 거죠.
◇ 정관용> 그러네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홈페이지 캡처)
◆ 황덕경> 그리고 현재 시각장애인들에게 가장 절박한 문제는 여러 가지 전자정보 기기 가운데 시각장애인 보장구에 점자정보 단말기라는 보장구가 있습니다. 이 보장구가 지금 현재 건강보험 급여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현재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보장구 몇 개 품목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고는 있지만 대부분 돋보기, 안경. 그리고 이런 것들이 보장구 품목에 지정이 된 지 지금 20년이 넘도록 단 한 가지의 품목도 추가가 없었습니다.
현재 시각장애인들이 그나마 모든 정보들을 점자로 전환해서 일상생활에 그나마도 요긴하게 쓰실 수 있는 보장구는 점자정보단말기가 유일해요. 그러니까 반드시 이런 점자정보단말기가 건강보험 급여에도 적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지금 쭉 몇 가지 사례를 언급해 주신 것을 보니까 바꿔져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네요. 모든 영역에서 시각장애인용의 별도 프로그램, 별도 무슨 지원 시스템 이런 것들이 마련이 되어야겠군요.
◆ 황덕경> 맞습니다.
◇ 정관용> 버스 도착 알림도 그렇고 의약품의 점자표기. 그다음에 전자제품 터치 식으로 되어 있는 것은 진짜 눈이 안 보이면 터치할 수가 없잖아요.
◆ 황덕경> 그렇죠. 전자제품 터치식 그리고 하다못해 보일러가 겨울에 켜져 있는지 꺼져 있는지도 아실 수가 없어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거의 대부분의 전자정보기계들이 거의 접근이 어렵다고 보시면 되는데. 이런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장애인계에서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1조 1항에 모든 전자정보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된다라고 명시가 되도록 만들기는 했습니다.
◇ 정관용> 원칙적으로는 돼 있군요.
◆ 황덕경> 네, 그런데 정작 시행령에는 웹사이트만이라고 나와 있어요. 웹사이트만 명시가 되어 있다 보니 그 이외의 기타는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이런 웹사이트 말고 다른 여러 전자제품이라든가 교통시스템 등등에 시각장애인용 뭐가 추가되도록 하는 그런 것을 좀 해 달라라는 국민청원을 지금 하고 있는 거죠?
◆ 황덕경>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오늘 이 방송 들으신 많은 분들이 그 청원에 같이 좀 동참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청와대 국민청원 20만 명 넘기면 어쨌든 정부가 책임지고 답변을 해야 하니까. 목표를 갖고 좀 해 봐야 되겠네요. 오늘 고맙습니다.
◆ 황덕경>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 황덕경 센터장이었습니다. {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