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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부부의 삶이 전하는 진정한 '소통'의 의미



공연/전시

    장애인 부부의 삶이 전하는 진정한 '소통'의 의미

    연극 '달팽이의 별' … 4/19~5/6 대학로 선돌극장

    연극 '달팽이의 별' 중, 순호-영찬 부부.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달팽이'. 시청각중복장애인들은 스스로를 '달팽이'라 부른다. 달팽이처럼 오로지 촉각에만 의존해 아주 느린 삶을 살기 때문이다.

    그런 '달팽이 별'에 사는 부부가 있다. 시청각장애인 영찬(남편)과 척추장애인 순호(아내)이다. 두 사람에게는 비장인에게는 너무나 흔한 전등 갈아 끼우기조차 며칠이나 걸릴 정도로 쉽지 않은 작업이다.

    키가 작은 순호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영찬은 느릿느릿 사는 자기들만의 '달팽이 별'에서 서로 의지하며 알콩달콩 살아가고 있다.

    연극 '달팽이의 별' 중.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연극 '달팽이의 별'(이진경 작/박용범 연출)은 영찬-순호 부부와 그 아래층에 사는 영희-철수 부부를 대조하며 극을 풀어 나간다.

    장애가 있어 불편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서로 기대며 사는 영찬-순호 부부와 비장애인임에도 서로 갈등하며 살아가는 영희-철수 부부.

    느리지만 함께 가는 부부와 빠르게 가기 위해 혼자 가는 부부를 통해, 연극은 불통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소통이란 그저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가장 값진 것을 보기 위해 눈을 감고, 가장 참된 것을 듣기 위해 잠시 귀를 닫고, 가장 진실한 말을 하기 위해 잠시 침묵 속에서 기다리는 이 연인의 사랑은 오늘도, 내일도, 언제까지나 우주에서 가장 빛난다." - 다큐멘터리 영화 <달팽이의 별=""> 中

    연극은 엔포컴퍼니의 동명 다큐멘터리 영화가 원작이다. 2011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IDFA)에서 아시아 최초로 그랑프리를 수상한 작품이다.

    연극 '달팽이의 별' 중, 영희-철수 부부.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연극에 등장하는 영희-철수 부부 이야기는 작가의 연극적 상상력으로 탄생했다.

    19일 오후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박용범 연출은 "우연히 영화를 보고 감독에게 부탁해서 두 분(영찬-순호 부부)를 소개받고 취재를 했다"며 "연극은 영화 내용과 다르다. 영화는 매체 특성상 다큐 형식이라면, 저는 전등을 가는 씬 등 연극적으로 집중해서 일상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연극 '달팽이의 별' 시연을 마친 뒤 박용범 연출(좌)과 실제 주인공인 김순호(우)-조영찬(가운데) 부부가 무대 앞으로 나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이날 자리에는 실제 주인공인 김순호-조영찬 부부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영찬 씨는 "배우가 저를 잘 흉내 내는 것 같아 재밌고 쑥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찬 역을 맡은 홍성춘 배우는 쉬는 날마다 영찬-순호 부부가 사는 천안을 찾아갔다. 더욱 진정성 있는 연기를 위해 그들을 찾아가 일상을 함께 공유하면 눈에 담았다. 그래서인지 그의 연기는 진짜 시청각장애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

    순호 씨는 "우리 두 사람을 잘 표현해주시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가슴으로 표현해준 연극이라 깊게 다가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성춘, 구자승, 조정민, 현은영 배우 출연. 19일부터 5월 6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 전석 3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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