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외국인 공격수 에반드로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8라운드 대구FC와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외국인 공격수 에반드로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고 FC서울의 구세주가 됐다. 벼랑 끝에 몰렸던 황선홍 감독을 가까스로 살린 활약이었다.
서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1 8라운드에서 대구FC를 3-0으로 제압했다. 안방에서 시즌 2승(3무 3패)째를 거둔 서울은 중위권 도약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서울. 주축 공격수 박주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면서 팀 분위기는 바닥까지 가라앉았다.
이런 상황에서 에반드로가 친정팀을 울리며 구세주로 나섰다.
에반드로는 지난 시즌까지 대구 소속으로 활약했다. 리그 29경기에 출전해 11득점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능력을 검증받은 에반드로는 올 시즌 서울로 둥지를 옮겨 새 출발을 알렸다.
올 시즌 활약은 썩 좋지 못했다. 5경기에 출전했지만 1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충분히 위협적인 모습을 갖춘 선수라 대구는 안심할 수 없었다. 특히 팀 사정을 잘 아는 선수라 더 그랬다.
대구 안드레 감독은 "에반드로는 위험한 선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견제가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위협적인 선수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에반드로를 방어하던 대구의 수비벽은 이른 시간 무너지고 말았다.
전반 12분 서울의 미드필더 김성준은 대구 수비진이 급하게 걷어낸 볼을 가로챘다. 그리고 재빨리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던 조영욱에게 패스했다. 공을 받은 조영욱은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에반드로가 문전으로 쇄도해 오른발로 방향만 살짝 바꾸는 감각적인 슛으로 대구의 골망을 흔들었다.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잡고 있던 서울은 후반 5분 고요한의 오른발 중거리 슛이 득점으로 연결되며 2-0으로 앞서갔다.
멀티골까지 노릴 수 있었던 에반드로다. 후반 14분 신진호와 환상적인 패스플레이로 대구 수비벽을 허문 고요한이 에반드로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줬지만 마지막 슛이 골키퍼에 걸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은 2-0으로 앞선 후반 34분 조영욱의 크로스를 처리하던 대구 수비수 김진혁의 자책골로 사실상 승리를 확정했다.
승리가 간절했던 서울. 완벽한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에반드로의 활약은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해내기에는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