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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남북정상회담 D-3, 안타까운 드루킹 특검 공방



칼럼

    [논평] 남북정상회담 D-3, 안타까운 드루킹 특검 공방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국은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이번 회담은 10년만에 열리는 것이지만 그 의미는 자못 크다.

    핵전쟁 위기로 치닫던 한반도에 비핵화, 평화의 길을 여는 회담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번 회담에는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그런데도 여야는 이 회담에 힘을 실어주지는 못하고 첨예하게 갈라서 대립하고 있다.

    바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 공방 때문이다.

    이용주 평화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윤재옥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3일 국회 의안과에 '더불어민주당원 등의 '댓글공작 및 여론조작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23일 이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법안을 공동발의하고 국회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경찰과 검찰이 진실규명 책무를 담당하는데 한계가 있다는데 공감하며 권력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천막농성까지 벌이면서 장외투쟁도 불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찰 수사가 미진하면 논의할 수 있다"며 특검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그러면서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이 드루킹 사건을 '대선 불법 댓글조작 사건'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대선 불복 프레임'으로 맞불 공세를 펴고 있다.

    여야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사흘 앞두고서도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장외투쟁과 대선불복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는 양상은 매우 유감스럽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은 이렇게 풀 만한 사건이 아니었다.

    이 사건은 처음부터 경찰이 정석에 따라 제대로 수사를 했다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다.

    경찰은 민주당 고발에 의해 사건을 수사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경수 의원과 관련된 사실이 드러나자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고 관련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까봐 '쉬쉬'로 일관했다.

    수사 내용이 알려진 것도 2주일이 지난 뒤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서이다.

    그 이후에도 경찰은 수시로 말을 바꿔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자고나면 새 의혹이 터져나왔고 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뒷북에 부실투성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 직무 유기 속에 증거가 매일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뒤늦게 수사인력을 보강하고 24일에는 드루킹이 운영한 출판사의 세무업무를 담당한 회계법인과 세무서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추락한 신뢰가 얼마나 회복될지는 미지수이다.

    야권이 한 목소리로 특검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이런 마당에 여당인 민주당이 경찰 수사를 기다려보자며 특검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당사자인 김경수 의원은 "필요하다면 특검을 포함한 어떠한 조사에도 당당하게 응하겠다"며 "신속한 수사를 통해 정쟁을 하루 속히 매듭짓고 하루 빨리 국회를 정상화시켜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도 "이번 사건의 본질은 간단하다. 정부·여당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라며 "그 누구보다도 철저한 수사와 명확한 진상규명을 바라는 것은 정부라는 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당사자나 청와대가 이런 입장인데 민주당으로서는 굳이 특검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야당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우려처럼 이번 사건을 통해 대선 불복을 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선불복은 꾀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촛불혁명을 지나온 국민들이 이를 용납할 리가 없다.

    현 국면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정부 여당의 정치력이다.

    우리 민족사의 일대 사건인 남북정상회담을 바로 눈 앞에 두고 야권을 포용하기는 커녕 드루킹 댓글조작사건을 놓고 특검공방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도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곧장 장외로 나가 천막을 치고 투쟁에 나서는 모습은 볼썽 사납다.

    여야가 서로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국가적인 대사를 앞두고서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모습은 정말 기대하기 힘든 것일까.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정쟁을 중단하겠다는 합의가 무색해지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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