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과 기사는 무관함.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영화계는 최근 영화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 '특례업종' 제외로 혼란에 빠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촬영 시간이 초과할 경우, 이에 대한 초과 근무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기존보다 20~30% 이상 급격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 인건비다.
그래서 한 멀티플렉스 업체 관계자는 이번 영화관람료 인상이 제작비 상승 위기를 맞이한 제작사들, 특히 중소제작사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제작사들을 비롯한 업계 종사자들은 정말 이 같은 생각에 동의하고 있을까.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영화계 내부에서 영화관람료 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멀티플렉스 측의 이야기와는 조금 달랐다.
◇ "영화관람료 인상, 제작사 위기에 당연히 도움"제작사·투자·배급사들이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관람료 인상이 분명 제작비에 보탬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예술영화전용관 아트나인과 제작사 겸 배급사 엣나인필름을 운영하는 정상진 대표는 "주 52시간 근무, 최저 임금 상승 등으로 인건비가 막대하게 상승한 상황에서 이제 부율에 따라 티켓 한 장 당 4천원을 받게 되는데 이건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솔직히 영화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영화요금 1만원을 현실화하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 등을 없애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래야 제작사에 돌아가는 부율이 안정적으로 된다. 아트나인은 실제로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 "제작사 오는 혜택? 낙관은 절대 금물"
인상 효과만으로는 긍정적인 예측이 어렵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평균적으로 알려진 국내 영화 티켓 부율(제작사 5.5:극장 4.5), 외화 티켓 부율(제작사 6:극장4)이 얼마든지 계약에 따라 변동 가능한 것이기에 그렇다.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부관장은 "일단 영화 티켓에서 극장이 단일 부율로는 가장 큰 이익을 보고 있고 두 번째로는 10% 씩 나가는 배급 수수료, 그리고 투자 우선 순위에 따라 메인 투자사와 부분 투자자들이 수익을 가져간다"면서 "제작사에 혜택이 오는 부분은 분명히 있겠지만 전체 매출이 커지면 수익 배분율을 바꾸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단독 개봉을 할 때도 좋은 조건을 주는만큼 부율을 조정한다. 제작사들이 이들을 견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너무 낭만적인 생각이 아닌가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관람료 인상으로 제작사가 얻는 수익이 상승해도 이것이 대다수 국내 영화들을 투자·배급하는 '빅4'(CJ엔터테인먼트·롯데시네마·쇼박스·뉴)에 우선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제작사의 수익 상승 효과는 미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에 오랜 세월 종사해 온 한 제작사 관계자는 "그 수익이 결국 어디로 가느냐면 우리나라 영화계에 몇 안 되는 큰 투자·배급사들에게 돌아간다. 결국 먹는 사람끼리만 나눠 먹는 건데 운영이 어려운 중소 제작사들이 더 많이 누리는 것처럼 포장을 하니 말이 안 된다. 사실상 우리에게 떨어지는 게 없으니 여기에 뭐라고 왈가왈부를 하겠느냐"고 현실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