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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 성추행 인정했지만…'셀프조사 한계' 檢 성추행조사단



법조

    안태근 성추행 인정했지만…'셀프조사 한계' 檢 성추행조사단

    검찰 "진술 나오지 않아 어려움", 서지현 검사측 "신뢰 회복 기회 스스로 놓쳐"

    안태근 전 검사장

     

    지난 1월 안태근(52·사법연수원 20기)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서지현(45·33기) 검사의 폭로가 나온 뒤 검찰은 "검찰 문화를 뿌리째 바꾸겠다"며 대대적인 진상조사단을 꾸렸다.

    석 달간 수사를 벌인 조사단이 안 전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서 기각당하는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셀프 조사'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 "성추행 인정되지만, 시효가"…인사보복 혐의만 법원에 공 넘겨

    26일 오전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결과를 발표중인 검찰 성추행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조희진 단장(가운데) (사진=김재완 수습기자)

     

    검찰 성추행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전·현직 검사 4명과 수사관 3명을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한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미투(MeToo) 운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던 안 전 검사장에 대한 수사결과는 성추행 사실은 인정되지만, 인사보복에 대한 혐의만 재판에 넘긴 것이다.

    조사단은 일단 2010년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를 성추행한 사실은 진상조사 결과 인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사건의 경우 공소시효가 지났고 성추행 사건에 대한 친고죄가 폐지되기 전에 발생한 까닭에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조사단은 애초부터 성추행 발생 이후 안 전 검사장이 자신의 지위를 남용해 서 검사에 대해 인사보복과 표적 사무감사를 벌였다는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아왔다.

    하지만 범죄 성립여부조차 명확히 규명하지 못해 2차례에 걸쳐 청구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전날 안 전 검사장을 불구속 상태로 기소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서 검사가 주장한 표적 사무감사의 경우 최근 6년 치 기록을 비교·분석했지만 문제점을 찾기 어려웠다고 결론 내렸다.

    수사 초기 법무부 검찰국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관심을 모았던 것에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조사단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물적 자료는 충분히 확보했다"면서도 "안 전 국장이 시켰다는 진술이 나오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 서지현 측 "檢, 신뢰회복 기회 스스로 놓쳤다"

    안태근 전 검사장 성추행 건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 (사진=JTBC뉴스 캡쳐)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에 관한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은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2010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의 이름도 빠졌다.

    앞서 최 의원은 조사단의 출석요구를 거부하다 "자세한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서면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검사 폭로 이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근거 없는 소문과 인사기록 유출로 2차 가해를 입힌 동료들에 대한 수사도 제대로 진척되지 않았다.

    문제가 됐던 페이스북 글이 발 빠르게 삭제되고 내부에서 증언이 나오지 않으면서다. 조사단은 전 인사담당 검사 2명에 대한 징계를 대검찰청에 건의했을 뿐이었다.

    이 밖에 조사단은 2015년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한 뒤 논란이 불거지자 사직한 진모(41)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 등 검사 2명을 최근 불구속 기소했다. 강제추행과 준유사강간 등의 혐의를 받는 수사관 3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구속기소된 수사 대상자는 후배 여검사 등을 강제추행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의 김모(49) 부장검사가 유일했다.

    조사단 수사결과에 대해 서 검사 법률대리인단은 "국민과 소속 검사들의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스스로 놓친 검찰 수사에 깊은 안타까움과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냈다.

    서 검사 측은 "특히 조희진 단장은 서 검사 사무감사를 결재해 징계에 관여한 인물이라 교체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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