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사옥 앞에서 TV조선 기자들이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에 반발하며 대치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한국기자협회(회장 정규성)가 "언론의 드루킹 사건 관련 보도를 위축시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며 경찰의 TV조선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기자협회는 26일 오후 성명을 내어 "TV조선 보도본부 압수수색 시도는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공권력의 언론자유 침해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는 "TV조선 수습기자가 드루킹 사건 취재 과정에서 느릅나무 출판사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허락없이 태블릿PC와 USB 저장장치 등을 가져간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위"라면서도 "TV조선 기자와 소속 언론사는 취재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수사에도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TV조선 기자는 출판사에서 가지고 나온 USB 저장장치와 태블릿PC 등은 이미 되돌려 놓았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제출했다. 경찰도 해당 기자의 거주지를 압수수색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자협회는 "경찰이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빼낸 태블릿PC 등 기기에서 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면, 이는 태블릿PC의 사용기록이나 이미 확보한 TV조선 기자의 휴대전화, 노트북 등을 분석하면 될 일"이라고 전했다.
한국기자협회는 "그런데도 경찰이 TV조선 보도본부를 압수수색하려고 했다. 무리한 시도이고, 불필요한 행위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는 현 정부에 결코 유리하지 않은 언론의 드루킹 사건 관련 보도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TV조선 수습기자 A 씨는 지난 18일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드루킹' 김동원 씨의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태블릿PC, USB, 휴대전화를 가지고 나왔고, 절도 혐의가 적용돼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출입문 장치를 직접 해제한 뒤 내부에서 사진 180여 장을 촬영해 회사 기자들과의 단체 대화방에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취재 욕심 때문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기 파주경찰서는 25일 오후 8시쯤 수사관 10여 명을 보내 서울 중구 TV조선 본사를 압수수색하기 위해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언론탄압 결사반대' 등의 피켓을 든 TV조선 기자들과 대치했고, 결국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