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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고성산불 주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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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일반

    [르포] 고성산불 주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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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불 한 달, 처참한 그 날의 상처는 그대로

    한 달 맞은 고성산불 피해 현장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산불 발생 한 달이 됐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도 막막합니다."

    불에 타 주저앉은 건물 잔해가 치워진 집터 한쪽에 설치된 임시주택에서 생활하는 유회분(60·여)씨는 "지금도 그날 아침을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유씨는 "아침에 일어나 양치를 하던 중 창문 너머로 보이는 시커먼 연기를 보고 놀라 집 밖으로 나왔다가 경찰의 대피지시를 받고 아무것도 못 챙긴 채 간신히 몸만 피했다"며 산불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시골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5년 전 도시생활을 접고 이곳으로 이사했는데 이런 일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산불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복구는 꿈도 못 꾸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재민 김모씨는 "산불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고 보상 여부가 마무리돼야 복구에 손을 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문제가 아직 매듭지어지지 못하다 보니 계획 자체를 세울 수 없다"며 "경찰 수사에서 산불원인이 일부 밝혀진 것으로 전해 듣고 있으나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지었다.


    산불 발생 한 달을 맞은 28일 다시 찾은 강원 고성군 간성읍 탑동리와 죽왕면 가진리 일대에는 그날의 상처가 곳곳에 남아 있었다.

    불길이 지나간 야산은 녹음이 우거져야 할 시기임에도 오히려 갈색빛이 더 짙어지고 까맣게 그을린 소나무들은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불에 타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던 주택과 창고 등 민간시설물은 대부분 정리돼 산불 당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으나 복구공사와 함께하려고 철거를 미뤄둔 고성군 환경자원사업소와 산림 양묘장의 시설물들은 한 달 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다행히 건물 외부만 피해를 본 환경자원사업소의 재활용품 선별장은 벽체 곳곳이 시커멓게 그을리고 떨어져 나간 흉물스러운 모습을 하고서도 시설은 정상가동 되고 있었다.

    하지만 압축기 소실로 폐기물을 압축하지 못해 분리한 재활용품을 처리하는데 작업자들이 애를 먹고 있었다.

    한 달 맞은 고성산불 피해 현장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성산불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28일 새벽.

    간성읍 탑동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때마침 불어닥친 강풍을 타고 확산해 동쪽으로 4㎞ 정도 떨어진 바닷가 마을인 죽왕면 가진리까지 번졌다.

    산불진화에는 40여 대의 헬기를 비롯해 공무원과 소방대원, 경찰 등 3천여 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군부대 병력 2천400여 명도 투입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진화에 16시간이나 걸린 이 불은 산림 40여㏊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환경자원사업소와 산림 양묘장 등 공공시설 3곳을 비롯해 일반 주택과 창고 등 16채의 건물도 집어삼켰다.

    조사결과 산불로 인한 시설물 피해는 91억원(산림분야 제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성군은 지난 한 달간 산불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생활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소실가옥 잔해물 철거를 지원하고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가 제공한 임시주택 4채를 이재민들에게 설치해 줬다.

    환경자원사업소 폐기물 소각시설 피해로 비상이 걸린 쓰레기 처리는 속초시가 하루 7t을 5월 말까지 처리해 주기로 하면서 일부는 해결했으나 여전히 처리하지 못하는 쓰레기가 많아 이를 매립하는 등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고성군은 태백과 원주시에 가연성 쓰레기 소각처리를 도와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고성군 쓰레기 처리의 어려움은 시설물이 원상 복구될 때까지 길게는 1년 이상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의 피해복구도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고성군이 산불피해 주택 소유주에게 가구당 900만원을 지원하고 주택자금 장기 저리 융자 등을 도와주기로 했으나 이재민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경찰이 산불원인을 탑동리 인근 채석장의 전기시설 관리부실에 있는 것으로 결론 내림에 따라 보상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 이재민은 "고성군의 지원이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산불원인과 관련된 피해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피해복구는 이재민 스스로 해야 할 것으로 보여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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