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트럼프 등 주변국들에도 전달됐을 것"
- 이미 수명 다한 풍계리 핵실험장 지적에 비핵화 의지 재천명
- 전원회의 이어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강력한 메시지 전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취재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중 실행하겠다"며 "일부에서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있고 아주 건재하다"고 말한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김 위원장이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 전문가와 언론인들을 조만간 북한으로 초청했다"며 김 위원장 발언 일부를 공개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함경북도 길주군의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향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의 대내외 정책을 최종 조율하는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공표한 데 이어,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이를 다시 확인한 것은 비핵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부 핵실험장 5월 중 폐쇄", "국세사회에 투명하게 공개", "한국과 미국 전문가, 언론인 북한 초청" 등의 발언은 핵·병진노선을 포기한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이 빈말이 아님을 북 최고지도자가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 김 위원장이 "일부에서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직접 언급한 것도 한국과 미국의 보수층과 국제사회 일부의 회의론적 시각을 일축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이 이날 "김 위원장의 핵실험장 폐쇄 및 대외 공개 방침 천명은 향후 논의될 북핵 검증 과정에서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미국이 북에 대해 체질적으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를 해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 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서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될 것"이라며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 약속을 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미국과 일본, 중국 등 한반도 주변국 정상들에게 이미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라는 카드를 미리 공개하면서까지 비핵화 의지를 다진 것은 5월 말이나 6월 초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허심탄회하게 접근하겠다는 진정성을 확인한 것으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