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여성 청년 신도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담임목사에게 대법원이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확정했다.
다만 2013년 여름에 저지른 강제추행 혐의는 범행 시점에 따라 2013년 6월 19일 폐지된 친고죄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명확히 심리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목사 배모(58)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청주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형법 규정 등을 보면 19세 이상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죄는 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었지만, 2012년 12월 개정되면서 친고죄 규정이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정 형법은 '법 시행 후 최초로 저지른 범죄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법 시행일인 2013년 6월 19일 이전에 저지른 19세 이상 피해자 대상 강제추행죄는 여전히 친고죄"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기록을 보면 피해자 A씨는 2013년 여름쯤에는 이미 19세 이상이었다고 보인다"며 "배씨가 저지른 A씨에 대한 2013년 여름 범행은 2013년 6월 19일 이전이었는지, 이후였는지에 따라 친고죄 여부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심은 A씨에 대한 범행이 친고죄에 해당하는지 해당할 경우 고소기간 내 적법한 고소가 있었는지 등에 관해 아무런 심리를 하지 않고 유죄로 판단했다"며 "친고죄 고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청주의 한 교회 담임목사인 배씨는 2011년과 2013년에 A씨 엉덩이를 두드리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2015년 5월부터 9월까지 7차례에 걸쳐 피해자 B씨 가슴 등을 만지며 강제추행한 혐의도 받았다.
1, 2심은 "성직자의 본분을 망각한 채 자신에 대한 영적 권위를 존중하고 신뢰했던 피해자들을 상대로 강제추행을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