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논평]'고립된 섬' 자초하는 제1야당, 어떻게 볼 것인가



칼럼

    [논평]'고립된 섬' 자초하는 제1야당, 어떻게 볼 것인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고립된 섬'을 자초하고 있다.

    한국당은 국정논란 사태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해 지탄을 받아왔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심한 편이다.

    바로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비판에서다.

    홍준표 대표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비정상적인 남북 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진 이면에는 북한 김정은과 우리 측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이에 앞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위장 평화쇼',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거짓 핵 폐기 약속에 놀아난 '공범'이라고까지 몰아 세웠다.

    "한 번 속으면 속인 놈이 나쁜 놈이고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고, 세 번 속으면 그 땐 공범"이라며 "여덟 번을 속고도 아홉 번째는 참말이라고 믿고 과연 정상회담을 한 것이겠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현 정부가 개헌 때처럼 남북정상회담 결과도 쪼개 팔기로 장사하면서 쇼통, 광팔이 정권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숱한 정치적 수사들로 포장했지만 북핵이 폐기된 것도 북한이 개혁, 개방을 통해 문을 연 것도 아니지 않냐"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이렇게 대놓고 비판, 공격하는 정당은 한국당 뿐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을 생중계로 지켜본 많은 국민들도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중요한 장면 하나하나를 자신들이 지켜본 것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온 국민은 김 위원장이 북한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 땅을 밟고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환하게 웃는 모습부터 술까지 곁들인 환영만찬을 마치고 12시간 만에 북으로 돌아갈 때까지의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앞뒤를 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고 도보다리의 봄 풍광과 어울리며 문재인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둘만의 대화를 하는 모습 속에서는 고집불통 독재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문 대통령도 30일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인상에 대해 "솔직담백하고 예의바르다"고 평했다.

    남북 두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의 빗장을 열고 교류 협력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힌 '판문점 선언'에 합의 서명하고 발표하는 장면도 그대로 생중계로 방송됐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에 대한 호감과 신뢰가 싹텄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가 잔뜩 부풀어 올랐다.

    실제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7일 한 여론조사 결과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정착 의지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65% 가까이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CBS의뢰/ 리얼미터 조사)

    정상회담 전에는 불신이 80% 가까이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절반 이상의 국민이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정착 의지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꾼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당의 비판은 이같은 국민정서와는 크게 동떨어진 것이다.

    홍 대표의 말대로 하면 많은 국민이 김 위원장의 '평화 위장쇼'에 놀아난 셈이 되는 것으로 이에 승복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당의 비판은 도가 넘은 것이 분명하다.

    제1야당인 한국당이 스스로 '고립된 섬'을 자초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하지만 한국당을 이상한 집단으로 몰면서 뭇매를 가하고 코너로 몰아세울 일은 아니라고 본다.

    한국당의 비판에 대해서는 이번 회담의 성과를 냉철하게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으면 된다.

    이제 합의를 한 것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앞으로 그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느냐이기 때문이다.

    그 비판은 오히려 앞으로 열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VID) 로드맵을 그리고 제대로 이행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지켜보도록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정부 여당으로서는 한국당을 상대로 이번 회담 뒷 얘기까지 포함해 진솔하게 터놓고 얘기하면서 남북합의에 대해 협력을 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판문점선언의 합의사항이 지속 가능하게 효력을 발휘하려면 국회 비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 경우 제1야당을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당과의 협력을 통해 통과시킬 수도 있지만 제1야당이 집단적으로 반대하면 통과는 의미가 없게 된다.

    남북문제는 어차피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이 좋든 싫든 한 배를 타고가야 하는 성질의 것이라고 본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