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사진=자료사진)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남북 정상회담 관련 강경 기조를 연일 비판하며 '저격수' 역할을 도맡고 있다.
바른미래당 역시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북한 비핵화 문제는 북·미 회담까지 지켜보고 판단할 문제라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지만, 홍 대표가 연일 쏟아내는 비판은 도를 넘어 평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게 하 최고위원의 지적이다.
하 최고위원은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선 북에선 핵 폐기를 해야 하고, 남에선 '홍 폐기'를 해야 한다"면서 "홍 대표는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을 안 해줄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했는데, 지금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리 민족이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 대표는) 위장평화론에 이어 이번 정상회담 이면에 김정은과 청와대 주사파 사이의 숨은 합의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면서 "만약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합의가 되면 그 때도 백악관에 주사파가 잠입했다고 공격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를 겨냥한 하 최고위원의 강경 발언은 전날에도 나왔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렵사리 틔운 한반도 평화의 싹을 키우기 위해 한국, 북한, 심지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정부도 모두 힘을 합치고 있다"면서 "유일하게 홍 대표만 갓 피어난 싹까지 짓밟아버리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나아가 "홍 대표는 평화의 적"이라며 "홍 대표의 정계 퇴출을 위해 정치권이 힘을 모을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보수진영이지만 홍 대표를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대안 세력으로서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페이스북 캡처)
한편 홍 대표는 이날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의 북핵 제재가 북핵을 폐기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여지는데 문재인 정권이 감상적 민족주의에 사로잡혀 감성팔이로 북핵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그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이 주장하듯 핵 물질, 핵 기술 이전 금지, 핵 실험 중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중단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으로 북핵 합의가 될 경우 우리는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비참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안보 문제는 아무리 신중하고 냉철하게 대처해도 모자라지 않다"고 했다.
다만 회담 전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진 그의 정상회담 비판 발언을 놓고 당 안팎에서 우려가 나오자 이를 감안한 듯 "우리는 남북대화를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폭주하던 북의 독재자를 대화의 장에 끌어낸 건 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