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자료사진)
당초 유력 후보군에서 제외됐던 판문점 남측 지역이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평화의집과 자유의집을 직접 언급하면서다.
판문점은 상징성이 확실한 장소인만큼 이곳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려 한반도 비핵화의 구체적인 실현방안까지 타결된다면 그 의미도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아직 남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자체가 가시권 안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돌발 장면이 많았던 만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의 3자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판문점이 분단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라고 말했다. "남북한 접경 지역인 평화의 집·자유의 집이 제3국보다 더 대표성을 띠고 중요하며 지속가능한 장소일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이 올라온 직후다.
이 관계자는 "분단을 녹여내고 새로운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는 장소로는 판문점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판문점의 의미는 남북정상회담을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기로 남북이 합의했을 때도 회자됐었다. 당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의 남측 구역인 평화의집에서 개최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은 지난 27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처음 만나 군사분계선 너머 남북을 교차로 밟기도 하고, 도보다리를 약 40분간 배석자 없이 걷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데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판문점에서 이뤄지게 된다면 또 한 번 세계의 이목이 판문점에 집중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취재단)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연출했던 '도보다리 산책' 장면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서도 다시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북미간 중재자 역할도 재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이 남북미 3자 정상회담으로까지 원샷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미 정상회담은 개최 논의 자체가 무르익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문 대통령이 서울에서 판문점까지 이동하는 데 1시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극적' 만남이 성사된다고 해도 큰 무리가 없다. 북미대화의 성과가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직통으로 남북미 세 정상이 만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기본적으로 판문점을 관할하는 주체인 유엔군사령부가 실질적으로 주한미군이라는 점과 판문점 남측 지역이 지난 1976년 북한군과 싸우다 아더 G 보니파스 대위 등이 목숨을 잃었던 '도끼만행사건'의 장소라는 점 등도 미국의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판문점은 그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후보지로 언급되고 있는 것"이라며 "판문점과 싱가폴 등 2~3곳의 후보지를 놓고 미국과 북한이 최종 결정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