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인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8 세계노동자대회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동 3권 보장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노동절인 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 1만 여명이 서울 도심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광장 일대에서 '128주년 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고 "모든 노동자의 일할 권리가 보장되는 새로운 한국사회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통해 전쟁위협이 해소되면 이땅의 노동자들이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찾을 수도 있을 테지만 우리의 일터는 평화의 기운이 확산되지 못한 채 전쟁같은 처지에 있는 노동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민주노총은 ▲구조조정·정리해고 중단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직장 내 성차별·성희롱·성폭력 중단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 ▲노동3권 및 노동기본권 보장 ▲안전사회 건설 ▲재벌 개혁 등을 촉구했다.
집회에 참여한 노동자 개개인도 저마다 꿈꾸는 세상을 그렸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임승헌(27)씨는 "우리 알바생들도 최소한의 노동법이 준수되는 사업장에서 일하고, 인격적으로 존중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 내 성차별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종걸(41) 씨는 "조직 내 만연한 성차별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내고 싶어 집회에 참여했다"며 "미투운동의 열기를 이어 조직 내 불평등 문제가 해결되고 차별금지법 제정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외침도 컸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정인용(45)씨는 "오늘 집회 참가자 중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말 많다. 그만큼 우리들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것"이라며 "천만이 넘는 비정규 노동자의 권리와 저임금 문제에 더 많이 관심을 갖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건설 노동자 최민헌(55) 씨는 "안전은 어느 현장을 가도 불안하고 열악하다"며 "어디가든 불안에 떨지 않고 어깨에 힘주고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근로자의 날인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8 세계노동자대회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동 3권 보장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광장 일대에 모인 노동자들은 "통일시대의 주인공은 노동자"라고 외치거나, "노동자는 하나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며 노동자의 날을 자축하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종이 박스를 뒤집어쓰고 로봇처럼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기본소득 보장을 촉구하기도 했다.
본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노동을 새로쓰자" "재벌개혁" 등의 피켓을 들고 광화문 사거리를 거쳐 종로4가까지 행진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날 노동절 대회를 시작으로 5~6월에는 최저임금 투쟁을 진행하고, 하반기에는 노동법 개정과 비정규직 철폐, 재벌개혁을 요구하는 총파업·총력투쟁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행진 시간인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세종대로에서 종로4가 방향의 차선을 통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