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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이재정 "통일시대 여는 교육감 되겠다"

    "이재명 후보와 이름 비슷하니 덕 보지 않을까? 나를 형님이라 불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사진=신병근 기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상종가다. 지난 27일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은 그를 주목받게 했다.

    이 교육감은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다. 기획단장을 맡아 사실상 2차 남북정상회담을 총괄했다.

    그의 이같은 이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빛을 발했다. 여러 방송에서 남북정상회담 생중계 해설자로, 전문가로 활약했다. 신문지면에는 그의 남북관계 전망이 잇따라 게재됐다.

    회담 당일 오전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 뉴스쇼에서 그는 오후 있을 친교산책의 의미를 유독 강조했고, 예측은 적중했다.

    이 교육감은 이날 방송에서 "배석자 없이 두 정상만이 나누는 친교산책 대화가 회담 보다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고, 실제 오디오 없이 새소리만 들린 친교산책은 유례없는 사례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상호 신뢰를 확인하는 단독회담이었다는 등의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진보진영 교육감 후보 중 한명으로 나선다. 4월 세월호 추모 등을 위해 공식 출마를 연기한 이 교육감은 3일 예비후보 등록후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 교육감은 단일화 경선(경기교육혁신연대의 ‘민주진보경기교육감’ 단일후보)에 참여하지 않았다. 독자적 출마를 결정한 상황이다.

    그는 CBS노컷뉴스와 출마 전 교육감 신분에서의 마지막 인터뷰를 가졌다.

    ◇ 통일시대 여는 교육감 될 것

    인터뷰는 역시 남북정상회담 얘기가 우선시 됐다. 이 교육감은 "이제야 역사의 톱니바퀴가 맞물리기 시작했다"며 남북정상회담을 '변화'란 키워드를 통해 분석했다.

    "(남북정상회담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역사의 톱니바퀴가 각각 돌아가던 것이 맞아 떨어졌다고 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기존과 다른 '변화'의 스탠스가 맞물리면서 대역사의 '변화'를 시작하게 했다고 본다. 앞으로 북미에 이어 남북미, 남북중, 남북중미 회담까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통일부장관을 역임한 전문성을 살려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교육을 하겠다고 했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남북교류 시대의 교육프로그램들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평화시민교과서'를 올해부터 각급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평화의 가치, 목표 이런 것을 이해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사, 학생을 대상으로 남북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특히 경기도는 접경지역이 많기 때문에 교류 협력 프로그램 운영이 필수다. 남북 상호 이해를 돕기 위한 교육적 프로그램을 본격화 할 것이다. 다만 서두르지는 않고 세밀히 준비, 시행 할 것이다."

    ◇ 교육감 선거, 현직 프리미엄 강점… 정책선거 할 것

    이 교육감은 “선거에 자신이 있냐”는 질문에 돌연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거론했다.

    한 글자만 빼고 자신과 성함(姓銜)이 같은 점을 말하며 “(교육감 선거에서) 아무래도 인기 많은 이재명 후보의 덕을 보지 않겠냐”고 했다. 선거승리의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느껴졌다.

    “여러 사람들이 이재명과 이재정 이름을 착각한다. (웃음) 나보고 이재명이라고 하고 이재명 후보에게 이재정이라고도 한다. 이재명 후보는 나에게 형님이라고 부른다. 우리 경주 이씨 문중(門中)에서 보면 이 후보와 형제간이다. 유명한 이재명 후보와 이름이 비슷하니 기억하기에도 좋고... (선거에서) 덕을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인 송주명 후보를 2배 가량 앞서고 있으나 30%가 넘는 부동층을 고려할 때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여론에 대해 그는 “그래도 현직인데 2배 정도밖에 앞서지 않는 것은 불만” 이라고 밝히는 등 현직 프리미엄의 강점을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특히 유권자 연령을 교육정책에 대해 체감할 수 있는 만 16세 이상으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교육감 선거의 경우 학부모가 아닌 유권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선거에 사실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학부모, 그 다음 고등학생들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교육감 선거권자는 가능하면 만 16세까지 낮췄으면 한다. 고등학생 수는 전국적으로 100만 명이 조금 넘을 것이다. 고2부터 선거권을 줘야 한다고 본다. 경기도에만 고등학교가 474교에 달한다. 다른 후보들도 이들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한다면 인지도 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는 선거비용 제한액의 70%선에서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경제적 선거를 계획중인 셈이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경우 선거비용 제한액이 41억7천700만원으로, 전국 17개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비용 제한액 중 가장 많다.

    이 교육감은 "선거비용을 대략 30억 원을 예상한다. 4년전에는 열흘만에 32억 원을 모았다. 올해도 '교육펀드'를 통해 최단 시간 선거비용을 확보할 계획이다. 후원금을 받는 것은 공직선거운동 시작부터 해서 13일밖에 안 된다. 지난번 후원금은 1억5천만 원 가량이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무리하지 않게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민주진보경기교육감' 단일후보로 선출된 송주명 후보와의 경쟁구도를 물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이 교육감의 입장에서 네거티브를 지양하는 선거전략이 예상된다는 질의에 그는 수긍했다.

    "이번 선거는 정책대결의 선거가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주장한 여러 가지 교육정책에 대한 변화의 시점에서 서로의 정책 우위를 따져봐야 한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 남북 관계의 새로운 관계, 자유학년제 등의 변화 시점에서 그야말로 다양한 정책적 대결이 펼쳐질 것이다."

    이재정 교육감이 강연 후 학생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 진보 경쟁후보 송주명 보다는 경험측면에서 우위

    경쟁자인 송 후보에 대해서는 "한번도 본 일이 없어서 (그를) 잘 모르고 평가하기도 그렇지만 한신대 교수이고 한때 나도 몸담았던 민교협 의장이었던 점 등을 미뤄 보면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으나, 경기도교육감으로서의 자질과 관련해서는 자신의 경험적 우위를 들어 사실상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경기교육은 학생·직원 수, 예산 등의 측면에서 엄청난 규모다. 경기교육은 경영적 측면도 아주 중요하다. 기관장을 했거나 행정운영의 경험이 없으면 상당한 모험, 리스크가 불가피 하다. 나는 대학 총장, 통일부 장관, 민주평통 수석 부의장 등의 경험이 있다. 이런 경험들이 녹아 교육감직을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송 후보가 최근 이 교육감의 핵심정책인 '9시등교', '석식폐지' 등의 강제시행을 문제삼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내가 추진한 정책에 대해 반하게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언론이 팩트체크를 해주길 바란다"고 밝히는 등 송 후보의 주장을 완곡하게 부정했다.

    이 교육감의 '민주진보경기교육감’ 단일후보 참여 거부로 결국 진보진영에서 2명의 후보가 보수진영과 대결하는 구도가 형성, 표 분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지적과 관련해 그는 "교육은 보수와 진보가 없다"고 일축했다.

    "교육에서 진보, 보수가 어디있나. 혁신교육을 하느냐 마냐를 두고 진보, 보수로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살아온 과정을 갖고 진보, 보수로 구분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렇게 보면 나는 100% 진보다. 그러나 교육에서 진보 성향을 운운 하는 것은 맞지않다. 교육은 실험이 아니다. 교육을 이념적 잣대로 구분하면 안된다."

    그는 송 후보로가 경기교육혁신연대의 ‘민주진보경기교육감’ 단일후보가 된 과정에 대해서는 불만 섞인 속내를 털어놨다.

    "후보 단일화 과정에 분명 불만이 있다. (내가) 왜 참여하지 않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시민단체에서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고 공통분모를 가지고 진행했어야 맞다. 그냥 물리적으로 사람을 모아 급조해 단일화를 추진한 것은 공신력이 없다. 동참한 사람들도 2만~3만 명 밖에 안 된다. 여기에 진보를 붙이는 것은 맞지 않다. 자칭을 붙여 ‘자칭 민주진보후보’란 표현이 적당하다."

    선거캠프 활동을 위해 경기도교육청 임기제 공무원들이 잇따라 사직, 업무공백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이 교육감은 "사직한 분들의 업무가 한곳에 몰려 있는 것이 아닌, 모두 달라 업무공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4년간 교육감직을 수행한 소회(素懷)를 물었다. 그는 '혁신교육의 확장'이라고 축약했다.

    핵심 정책인 꿈의 학교, 꿈의 대학 모두 혁신교육의 일환이라고 밝힌 이 교육감은 "혁신교육을 통해 선생님들의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성화 된 것이 중요한 결실이다. 공동체는 여러 형태로 잘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 이게 경기교육의 희망"이라며 "또 누리과정 때문에,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며 투쟁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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