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부평공장 앞 (사진=자료사진)
GM과 산업은행간 자금 지원 협상 타결로 파국을 면한 한국지엠이 경영 정상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한국지엠이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선 노사 협력을 바탕으로 무너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공장시설 투자·협력사 지원에 3조1000억원, 운영자금·연구개발에 1조6000억 확정3일 한국지엠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GM과 산업은행간 자금 지원 협상 타결로 한국지엠은 극적으로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GM과 산업은행은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해 '올드 머니' 2조9000억원(27억 달러), '뉴 머니' 4조7000억원(43.5억달러) 등 총 7조6000억원(70.5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GM은 한국지엠에 차입금으로 빌려준 올드 머니 2조9000억원을 우선주로 출자전환해 자본금을 늘리기로 했다.
또 GM은 산업은행과 함께 마련한 뉴 머니 4조7000억원을 신차 배정을 위한 공장 시설 투자와 협력사 기술지원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GM 본사는 뉴 머니 3조1000억원 중 2조원을 공장 시설 투자에, 1조1000억원을 협력사 기술 지원에 사용하기로 잠정 확정했다.
공장 시설 투자와 협력업체 지원을 하고 남는 GM 몫 8000억원은 희망퇴직자 위로금 등을 포함한 한국지엠 운영자금 용도로 사용된다.
또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뉴 머니 8000억원은 한국지엠의 중장기 생존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전액 연구개발(R&D)에 쓰기로 했다.
◇ 국내 신차 집중 출시…실적 끌어올리기 '총력'외부 자금 지원으로 숨통이 트인 한국지엠은 국내 신차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이달 중 스파크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다.스파크는 한국지엠의 주력모델이지만, 지난해 판매량이 4만7000여대 수준으로 떨어지며 기아차 모닝에 경차 판매 1위 자리를 내줬다.한국지엠은 가격을 조정한 스파크 신형 모델이 출시되면 경차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캡티바를 대체하는 중형 SUV 이쿼녹스도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한국지엠은 북미와 멕시코 공장 등에서 이쿼녹스를 수입해 내수 시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미국 판매가격인 3000만원 중반대(1.6리터 디젤 기준)보다 낮은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은 하반기에는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과 대형 SUV 트레버스 등 신차를 잇따라 투입해 실적 끌어올리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조속한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는 신차 효과로 판매량을 회복하고 무너진 영업망을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한국지엠의 지난 3월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6% 감소한 6272대에 그치며 국내 완성차 5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회사가 흔들리면서 영업망도 급속히 무너졌다.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문을 닫은 대리점은 전체 300여곳 중 20여곳, 회사를 그만둔 영업사원은 전체 3500여명 중 800여명에 이른다.
◇ 보증기간 연장, 할인 폭 확대…"신뢰회복 위한 특별 구매 조건 시행"한국지엠은 지난 2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점유율 반등을 위해 보증기간 연장 혜택과 할인 폭을 높이는 등의 5월 판촉조건을 내놨다.
이달 중 말리부나 트랙스를 구매할 경우 기존 보증 기간에 4년/8만km를 추가 적용해 7년 또는 14만 km까지 확대된 보증 서비스 혜택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스파크를 구입할 경우 100만원, 말리부나 트랙스를 구입할 경우 150만원, 크루즈를 구입하면 최대 400만원의 현금 할인과 함께 4.5% 할부까지 받을 수 있는 '콤보 할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임팔라는 최대 9%, 캡티바 400만원, 올란도 300만원의 현금할인, 다마스와 라보는 기존 구매자가 재구매를 할 경우 50만원의 특별 할인 혜택을 받는다.
데일 설리번 한국지엠 영업 ·서비스 ·마케팅부문 부사장은 "회사 안팎의 지원을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내수 영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완전한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차종별로 강화된 프로모션을 펼쳐 실적 반등의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국지엠의 성패가 신차 생산 체제가 자리잡을때까지 시장의 불신을 극복하고 판매율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지엠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반토막난 영업망을 되살리고 경쟁력 있는 차종을 공급해 국내 시장 점유율 뿐 아니라 수출까지도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 노사 양측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