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열린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촉구 촛불집회’ 에 참석한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이 가면을 쓰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에 이어 연일 터지고 있는 한진그룹 사주 일가의 갑질과 비리 의혹에 분노한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 등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4일 오후 7시부터 진행된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제1차 광화문 촛불집회'에는 대한항공과 그 계열사 전·현직 직원과 일반시민 등 500여명이 자리했다.
이들 집회 참여자 상당수는 신분 노출로 인해 있을지 모를 불이익 등을 우려해 얼굴에 가면을 썼다. 기장·승무원 복장을 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은 "직원들이 가면을 쓴 이유가 직장에서 잘릴까 하는 걱정 때문 아닌가 싶다"며 "그래도 사주 일가가 그렇게 사람을 밀쳐도 당당하게 저항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훌륭한 사회를 만들어 주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주 일가의 비인간적이고 불합리한 행위를 더 이상 묵인할 수 없었다"며 "무능한 경영진의 사퇴와 갑질 근절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자"고 주장했다.
집회에는 '기본인권 보장하라', '조양호 OUT' 등의 손팻말과 함께 사주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가 나왔다.
대한항공에서 20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는 A씨는 CBS노컷뉴스 취재진에게 "대한항공은 몇몇 사람의 소유가 아닌 전 직원, 그리고 대한민국의 브랜드"라며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 이런 갑질들이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직원이 아닌 집회 참여자들도 있었다. 서울 성북구에서 왔다는 최진철(29) 씨는 "정의롭지 못한 관행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굉장히 화가 났다"며 "그 잘못된 관행이 부서지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물벼락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 전 전무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불구속 수사를 지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