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가 '드루킹' 김모씨의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지난 4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필명 '드루킹' 김모(49)씨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5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참고인으로 소환된 김 의원은 "지난 3월 드루킹 측과 보좌관의 금품거래를 확인하고 보좌관에게 즉시 돈을 돌려주라고 했으며 사직서를 제출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보좌관 한모씨는 지난해 9월 드루킹 측근으로부터 현금 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김 의원은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을 묵인하고 이를 직·간접으로 지시하거나 요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그는 드루킹 일당이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을 활용한 댓글 조작 행위에 대해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드루킹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김 의원은 또 2016년 9월쯤 드루킹이 선플(긍정적 댓글) 활동에 동참하겠다고 했고 이후 포털에 자발적으로 좋은 내용의 댓글을 다는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인터넷 주소 URL 10건을 드루킹에게 전송한 사실에 대해서도 "드루킹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보냈고, 이는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게 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드루킹과 만난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16년 6월쯤 드루킹이 국회 의원회관에 찾아와 처음 만났고, 이후 7~8회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이때 드루킹이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를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는 모임이라고 소개해, 일반적인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임이라고 생각했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김 의원은 드루킹이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직을 인사청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통상적인 과정이었다는 입장을 취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6월쯤 도모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직에 앉혀달라는 요청을 받아 인사수석실에 추천했으나 '외교 경력이 필요하다'는 수석실의 답변을 받고 이를 드루킹에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또 지난해 11월 윤모 변호사에 대한 민정수석실 행정관 추천 요청에 대해서는 이미 인사가 마무리 된 상태여서 추천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객관적 입증자료 등을 확보해 김 전 의원의 연루 여부를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