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워런 버핏 (사진=연합뉴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8)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거듭 드러냈다고 미 언론들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핏은 이날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아마도 쥐약(rat poison)"이라고 지적했다고 CNBC가 전했다. 찰스 멍거 부회장도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단지 치매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버핏은 지난달 말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도 "비트코인이나 어떤 가상화폐를 산다고 해서 어떤 생산물이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비트코인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올해 초에도 "가상화폐는 결국 나쁜 결말에 이를 것이라고 확신하다"고 말했다.
버핏은 아마존과 알파벳(구글 모회사)에 대한 '판단 착오'도 솔직하게 시인했다.
특히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에 대해 "베이조스는 기적에 가까운 일을 이뤄냈다"면서 "문제는 내가 거기에 투자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베이조스를 만났을 때 과소평가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매우 높게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구글에 대해서도 과거 빌 게이츠가 '구글 엔진'을 권유했지만, 귀를 기울여 듣지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주주총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워런 버핏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이른바 주요 2개국(G2) 체제에 대해선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버핏은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다른 여러 부문에서 양대 초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오랜, 오랜, 오랜 시간 동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은 많은 이익을 공유하고 있고 때로는 긴장이 흐를 때도 있다"면서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서로 이익을 누리는 윈-윈 구도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처럼 미·중 패권경쟁이 어느 한쪽으로 쉽게 결론 나기보다는 상당 기간 'G2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시대 흐름을 내다보는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경이적인 수익률을 자랑하는 버핏의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버핏은 미·중 무역전쟁 우려에 대해서도 "이들 두 현명한 나라가 아주 어리석은 짓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전 세계는 자유무역에 의존해 중요한 진보를 이뤄냈고, 그 혜택은 너무나 크고 명백하다"면서 "유일한 문제는 (미·중) 어느 한쪽이 더 많이 얻으려고 할 때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에 대해선 '정치 셈법'으로 평가했다.
자유무역의 혜택은 모든 국민에게 폭넓게 돌아가기 때문에 정치적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기 어렵지만, 자유무역으로 피해를 보는 일부 계층의 충격은 "너무 선명하고 고통스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