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으로 직장폐쇄 일주일째를 맞은 2011년 5월 충남 아산 유성기업 공장에 투입된 경찰들이 점거 농성을 벌이던 노조원들을 연행했다. (사진=자료사진)
수년 동안 계속된 노사 갈등으로 노동조합 간부가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에 걸렸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차지원 판사는 유성기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승인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8일 밝혔다.
유성기업과 노조는 2010년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합의를 했으나 다음해 노사교섭이 결렬됐다.
이에 노조는 2011년 5월 파업에 돌입했고 유성기업이 직장폐쇄로 맞서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소송을 통해 유성기업과 노조는 직장폐쇄와 파업 복귀에 대한 조정에 합의했으나 노조간부 A씨 등은 해고처분을 받았다.
A씨는 소송 끝에 2013년 6월자로 복직했지만 출근정지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기도 했다.
특히 유성기업은 14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창조컨설팅'에 지급하며 노조파괴 활동을 해 대표이사가 1년 2개월의 징역형을 받기도 했다.
A씨는 투쟁 과정에서 용역들의 위협을 받은 스트레스로 2014년 4월 '혼합형 불안 및 우울병 장애' 진단을 받고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근로복지공단은 A씨의 질병이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요양을 승인했으나 유성기업이 이를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유성기업이 14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컨설팅 비용을 들여 사측에 우호적인 노조 설립을 지원하고, 기존 노조의 조직력과 투쟁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계획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A씨가 2011년 위법한 징계해고 처분을 받아 2013년 취소되기까지 소송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업무 외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며 "A씨는 유성기업과 직장폐쇄, 미지급 입금 청구 등 문제로 수많은 소송을 거쳐야 했고 현재까지도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들이 다수 있다"며 A씨의 질병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