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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세 번째 금감원장…'감독 독립성' 방점

금융/증시

    文정부 세 번째 금감원장…'감독 독립성' 방점

    "'국가 위험 관리자'로서 이름 그대로 감독을 잘하는 게 우선"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문재인정부 들어 세 번째 금융감독원장이 8일 취임했다. 최초의 '민간' 타이틀을 달고 온 원장들이 외려 '민간' 출신의 약점을 내보이며 잇따라 낙마한 뒤 세 번째 취임식이 이뤄진 것이다.

    최초의 교수 출신인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은 이전 원장들을 타산지석 삼아서인지 취임사부터 '낮은 자세'로 본인의 약점을 먼저 꺼내 보인 뒤 본인의 소신을 이어갔다.

    윤 원장은 공직의 경험이 없는 점, 큰 조직의 장을 해본 적이 없는 점 등을 거론하며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도 "여러분에 대한 믿음 때문에 감히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금감원 조직을 치켜 세웠다.

    이전 원장들은 '금융 개혁'의 큰 포부부터 밝히며 강한 추진력을 앞세웠다. 특히 김기식 전 원장은 취임사에서 '약탈적 금융'이란 단어를 써 금융업계 안팎에서 큰 반발심까지 일으킨 바 있다.

    윤 원장은 금감원을 '국가 위험 관리자'로 상정했다. 견실한 금융감독이 기본이 돼야만 금융정책과 금융사들의 혁신, 나아가 금융소비자들의 혜택까지 이어진다는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금융시스템 건전성 강화, 금융시장 투명성 제고 등 다양한 개혁 아젠다를 쏟아낸 최흥식 전 원장이나, 금융감독에 왜곡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한 김기식 전 원장과 다르게 금감원의 금감원다운 역할만 강조했지만, 지금까지 보여온 그의 발언과 행보에 비춰볼 때 궁극적으로는 개혁적인 판단을 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늑대를 피해 만난 호랑이라고 평가한 것도 이와 같은 해석이다. 공직 경험이나 큰 조직의 장을 해본 적은 없지만 한국금융학회장, 기업 사외이사, 금융혁신위원장 등을 경험하며 금융 관련 일을 끊임없이 해온 점은 큰 장점이다.

    특히 금융계 인사들에게 종종 발견되는 3대 오점 ①론스타 ②모피아 ③업계 부정, 이 세가지와 거리가 멀어 금융 개혁에 있어서 금감원장으로선 최적임자라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 속도와 방법에 있어 상황을 판단하며 조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취임사에서도 그는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을 갖고 시의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학자로서 여러 차례 주장해온 금융 감독 체계 개편을 어떻게 진행시킬 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윤 원장은 금융위를 해체해 정책과 감독의 기능을 분리하고 금감원은 감독에만 몰두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금감원장으로서 이같은 금융 체제 개편을 당장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감원의 감독 독립성 강화에 대한 방안은 다양하게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원장도 취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금감원 독립성 확보 방안 관련해 "주어진 틀 안에서 어떻게 하면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금융감독을 할 수 있는가부터 먼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감원장은 감독기구의 수장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면서 "금융감독의 기본으로서 감독을 제대로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금융 정책 관련 아이디어가 있겠지만, 금감원에 간 것이지 금융위원장에 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윤 원장이 더 잘 아실 것"이라며 "지금 금감원장의 자리에서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이 모두에게 가장 목마른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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