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구 원장(사진=이형탁 기자)
여직원 폭언 논란에 휩싸인 강철구 경남로봇랜드 원장이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여성단체들은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강 원장은 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논쟁을 벌이면 끝이 없기 때문에 제3의 사법기관에서 심판을 받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두 번 밖에 보지 못한 여직원과 내용도 모를 정도로 일상 전화였다"며 "1분 40여 초 통화로 충격을 받아 근무를 못한 부분은 어이가 없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도청 6급 40대 중견 공무원은 연륜이 15년 이상 된 간부급이며, 도 주무 부서와 출자출연 기관은 갑을 관계로 위축됐는데 그 공직자 여직원에게 폭언을 하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직원이 폭언을 들었다고 해서 바로 사과했다"며 "사법기관이 판단해 조사한대로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미투경남운동본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이형탁 기자)
이에 대해 도내 여성단체들로 구성된 미투경남운동본부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강 원장의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파견 여직원에게 성차별적 언어 폭력을 휘두르고 업무와 관련 없는 문자를 개인적으로 보내는 등 젠더 폭력과 갑질을 휘둘렀다"며 "경상남도와 창원시 인사 책임자는 강 원장을 즉각 징계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권력집단의 폐단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며 "경남 여성의 의견을 무시하고 성범죄를 공기관의 수장으로 임명한 안상수 창원시장도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남여성연대 서영욱 사무국장은 "경남도와 창원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금지 규정을 위반하면 즉시 퇴출될 수 있도록 공기관의 인사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원장은 지난달 15일 재단에 파견 발령받은 도청 여직원에게 '시(詩)'가 포함된 문자메시지에 답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너는 미래가 안 보이는 애다', '너를 휴일에도 볼모로 삼아야겠다' 등의 폭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