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북미 정상회담 준비 작업차 북한을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날짜와 관련해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폼페이오 장관은 8일(현지시간) 방북을 위해 일본 요코다 공군기지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에 대한 질문을 받자 "고위급 지도자들에게서 이 날짜와 이 장소로 하겠다고 확답을 받았다고 말할 준비를 하고 여기를 걸어나갈 수 있기를 원한다. 그것을 향해 노력할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냐'고 재차 질문을 받자 그는 "말의 뉘앙스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나도 안다"면서도 "우리는 모든 당사자가 동의하는데 거의 근접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장소와 날짜 결정에는) 많은 조건들이 작용한다. 회담이 실제로 얼마나 오래 진행될지, 또 장소를 말할 때도 특정 도시나 국가가 아니라 정말로 어디인지..."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확답을 주지 않고 계속 말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회담의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직 최고위급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날 폼페이오 장관 간담회에 앞서, 국무부 고위관계자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장소와 시간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변했다가 추후 "장관에게 직접 물어보는게 좋겠다"며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따라 이번 방북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희망하는대로 장소와 날짜에 고위급이 합의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또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이 발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은 현재 북한에 억류된 3명의 미국인 송환 문제도 재차 거론할 것이라 말해, 그가 억류자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귀국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그는 미국인 억류자를 송환받지 못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느냐를 묻는 질문에 "그 선을 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억류자 송환이 북미 회담의 사전 선결 조건임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과 관련해 지금까지 회담의 의제와 관련한 기본 조건에 대해 윤곽을 잡아나가고 있는데 "이번에 그 중 일부를 확실히 못을 박고, 또 성공적 회담을 위한 틀을 짤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 간 안보관계에 있어 역사적이고 큰 변화의 기회를 가져올 수 있는 조건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누차 언급한 CVID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를 성취하게 되는 조건들을 설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지난 부활절 주간(3.31-4.1)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자 국무장관 지명자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으나, 이번에는 북미 회담을 총괄하는 외교 수장인 국무장관 자격으로 방문해 보다 광범한 논의가 가능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을 계기로 회담의 전반적인 틀을 짜고, 주요 의제에 대해서도 상당한 접근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혀, 어떤 결과를 갖고 미국으로 돌아가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