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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연구진이 비신경세포에서 나온 억제성 전달물질이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해 소뇌의 운동 능력에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연구 성과는 소뇌 손상으로 발생하는 운동장애를 치료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뇌는 우리 몸의 평형유지 등에 관여하는 정밀한 제어기관으로, 운동 능력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소뇌 기능저하는 보행, 운동, 손의 움직임 등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고, 안구운동, 언어구사의 문제와도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뇌 신경세포가 손상되거나 신호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운동신경 및 인지기능에 장애가 올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창준 신경교세포연구단 박사팀이 윤보은 단국대 분자생물학과 교수팀과 함께 소뇌 속 '별세포'(Astrocyte)가 운동 기능에 관여함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별세포는 뇌와 척수 등에 존재하는 세포로, 신경세포의 이온농도를 조절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등의 기능을 한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소뇌 속에 있는 별세포가 신경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가바'(GABA)라는 물질을 만들어 분비하고, 이를 통해 운동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알아냈다.
별세포가 만드는 가바는 계속 분비되므로, '지속적 가바'(Tonic GABA)라고도 부른다.
소뇌 속 별세포가 가바를 덜 만들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쥐는 일반 쥐에 비해 운동능력이 최대 60% 증가한 반면, 가바를 많이 생산케 한 쥐의 운동능력은 다른 쥐보다 40% 정도 감소함을 확인한 것이다.
이창준 박사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소뇌 운동실조증으로 인한 보행장애, 균형장애 등 운동 질환과 흥분·억제 균형 이상으로 발생한 안구운동 장애 등에 대해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 박사에 따르면 현재 소뇌 손상 및 퇴화로 인한 운동장애는 추가 손상을 늦추거나 장애의 진행을 막는 정도의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리더연구자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24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