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문 관세청장이 10일 한진 총수 일가의 밀수·탈세 의혹 수사와 관련해 "조양호 회장도 (소환조사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소환 조사 계획과 관련, "조양호 회장이나 (아들인) 조원태 씨에 대해 당연히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서 필요하다면 당연히 (소환)해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청장은 지난달 30일 인천공항 현장을 점검한 뒤 소환조사 예상 대상으로 조양호 한진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이사장과 조현아, 현민 자매 등 3명만 지목하고, 조 회장은 언급하지 않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3명은 일단 조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고, 조양호 회장이나 조원태 씨에 대해서는 배제한다는 말씀은 전혀 드리지 않았다"며 "안 할 리가 없다고 제가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냥 불러서 변명 들으려고 부르는 게 아니니까 부를 때는 이미 확실하게 자료를 정리해서 불러야 되지 않겠나"라며 "생각보다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한진그룹 총수 일가 화물을 담당한 이른바 '화물지기' 직원의 PC 하드디스크에 대해서는 "압수했다"고 밝혔다.
한진 그룹의 조직적인 밀수·탈세 의혹에 세관 직원들도 유착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지휘관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청장은 "통관하는 사람들이 유착된 것이고, 감사는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다"며 "모든 것을 열어놓고 철저히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세관 직원이 비행기 좌석을 변경받는 등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직원들 중 좌석 편의를 받은 사실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면서도 "그것 때문에 밀수를 묵인해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인천공항 상주 직원 통로를 이용해 밀반입이 이뤄졌다는 제보에 대해서는 "통로가 좁고 공항공사 직원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가능성이 낮을 것 같다"며 소지품 전수 검사를 피할 수 있는 일반 여행자 통로를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비행기 주방칸에 실어야 할만큼 웨딩드레스 등 부피가 큰 화물을 일반 여행자 통로를 이용해 밀반입하려면 세관 직원의 묵인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도 "마지막 검사 단계에서는 주방에 실었던 것인지 엑스레이로 본 것인지 구별이 안될 수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청장은 "이 수사에는 제보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며 "일단 저희들을 믿고 저희들한테 적극적으로 제보를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