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이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에서 탈세 논란까지 한진그룹 사주 일가의 갑질과 비리 의혹에 대한 분노가 12일 서울역 광장에서 터져 나왔다.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오후 7시 반쯤 시작된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제2차 가면 촛불집회'엔 전‧현직 대한항공 직원 등 4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사회를 맡은 대한항공 박창진 전 사무장은 "한진그룹 사태는 결코 땅콩, 물컵 등 단 한 가지 갑질만으로 이뤄진 일이 아니"라며 "이 문제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우리 노동자들이 이 비를 맞고 여기 서 있다"고 말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현직 직원은 "25살에 입사한 첫 회사에서 기본적인 인권도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분노했다"며 "올해 사직을 앞두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 '조씨 일가'를 몰아내기 위해 집회가 계속되는 그날까지 나오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직원과 시민 등은 '물러나라 조씨 일가, 지켜낸다 대한항공'이란 구호를 외치면서 조양호 회장과 조현민 전 전무 등을 차례로 부르며 '퇴진하라'고 소리쳤다.
집회에선 커다란 '땅콩 주머니'를 기둥 3m가량 높이의 기둥에 매달아 터트려 '조씨 일가 전원 아웃'이란 현수막을 늘어뜨리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이날 서울 전역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등 궂은 날씨가 이어졌지만, 참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집회 측이 준비해둔 가면 200여 개는 참가자들이 모이면서 집회 시작 30여 분 만에 모두 동이 났고 우비 1000여 개도 활발히 전달됐다.
대한항공 현직인 집회 참가자 김모(29)씨는 CBS노컷뉴스 취재진에 "입사 4년 차인데, 내내 부끄러운 일들만 많이 터졌던 직장"이라며 "이제라도 자랑스러운 직장을 만들기 위해, 전‧현직 직원들이 이렇게 나서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