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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 채용 비리, 코레일 임직원부터 단골 식당 주인 자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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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RT 채용 비리, 코레일 임직원부터 단골 식당 주인 자녀까지

    청탁 하나면 '면접 불참자'도 합격…직원 24명 부정 채용 드러나

    경찰이 SR 채용 비리 관련 조작된 서류 등을 압수수색한 내용. (출처=서울지방경찰청)

     

    수서고속철도(SRT)의 운영사 SR에서 임직원 자녀 등을 대상으로 수차례 부정 채용이 일어났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5일 업무방해 혐의로 영업본부장 김모(58)씨와 인사팀장 박모(47)씨를 구속하고 SR 소속 임직원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신입‧경력 직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9차례에 걸쳐 점수나 순위를 조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신입 14명과 경력 10명 등 직원 24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렇게 채용된 이들은 대부분 코레일과 SR 등 철도 관련 기관 임직원들의 자녀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등의 부정 채용은 서류전형 점수를 조작하거나 면접 불참자의 점수를 아예 꾸며 쓰는 것은 물론, 임직원이 직접 친인척의 면접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 서류전형 평가에선 내정자 4명을 합격시키기 위해 상위 득점자 105명이 모조리 불합격 처리되기도 했다

    서류전형의 경우 공정성을 위해 외부 위탁기관에 평가를 맡겼지만, 그 결과를 무시하고 고치거나 아예 내부평가로 전환해 무력화한 것이다.

    면접전형에서도 이 같은 부정이 발생했다. 전 대표이사 김모(65)씨는 처조카를 합격시키기 위해 직접 면접에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해 부정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한 지원자는 면접에 불참하고서도 가짜 점수를 부여받고 합격하는 일도 벌어졌다.

    실제 지난 2016년 부정하게 점수가 조작된 지원자에게 순위가 밀려 불합격한 박모(28)씨는 "면접에서 옆 지원자가 '현직 철도기사인 아버지'를 수차례 강조하며 대답하더라"며 "정말 가고 싶었던 회사라 경력 요건을 맞추기 위해 관련 기관에서도 몇 년을 근무했는데 사실을 알게 된 뒤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씨 등 회사 관계자들은 채용 청탁을 관철하기 위해 직접 면접 사무실에 들어가 "이 지원자를 붙이라"고 지시한 뒤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인사팀장 등을 불러 질책을 한 것으로 경찰수사에서 드러났다.

    철도 관련 기관이 아닌 단순한 '단골 식당 주인의 자녀'가 특혜의 대상이 된 경우도 있었다.

    전 기술본부장 박모(59)씨는 자신이 다니던 단골 식당 주인의 청탁을 받고 그 자녀의 서류전형 평가 결과를 조작해 전체 110등이던 순위를 2등으로 부정하게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응시자는 면접 평가에서도 특혜를 받아 1등을 하면서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합격 됐다.

    경찰 조사 결과 노조위원장 이모(52)씨까지 이 같은 부정 채용에 직접 나서서 돈까지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지인들로부터 자녀의 채용을 청탁받거나 때로는 본인이 먼저 청탁을 제안한 뒤 모두 1억 230만원을 받아 챙겼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추가 제보 등을 받으며 관련 비리를 계속 수사해나갈 것"이라며 "부정 채용자와 불구속 피의자들은 검찰에 송치하는 시점에 기관별로 통지해 징계권을 가진 각 회사에서 관련 처분을 받게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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