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문체부 장관.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정부가 이명박-박근혜 정권하에서 벌어진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정부 차원의 사과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은 16일 오전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된 '사람이 있는 문화 - 문화비전 2030'(문화비전 2030)과 새로운 예술정책 '사람이 있는 문화, 예술이 있는 삶'(새 예술정책) 발표에서 앞서 블랙리스트 사태에 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도 장관은 "인간은 누구나 감시받지 않을 권리, 검열 당하지 않을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그러나 국가 지원에서 문화예술인을 배제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문화예술인과 국민들 마음에 깊은 상처와 아픔을 남겼다. 정부를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도 장관은 이날 발표하는 문화비전 2030과 새 예술정책에 대해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만들었다"며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국가폭력인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진상조사위에서 권고한 제도 개선안을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사과는 지난 8일 발표된 문체부 산하 민관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의 종합발표 및 제도개선 권고안에 따른 것이다.
지난주 국립극단이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것에 대해 사과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역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를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