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16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을 만나 미군 전략폭격기 B-52를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도록 얘기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해찬 의원실과 사단법인 동북아평화경제협회가 주최한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북미정상회담 전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이날 예정된 고위급회담을 맥스선더(한미 연합공중훈련) 등의 이유로 무기한 연기한 것과 관련한 말이었다.
B-52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다. 과거 북한의 4차 핵실험 당시 한반도 상공에 전개돼 북한을 압박하기도 했다.
문 특보는 현 상황과 관련해 "어제까지는 참 좋았는데 오늘부터는 참 어렵다"며 "제가 볼 때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서 보면 화가 날만도 하다"며 "공 들여서 했는데 북한이 저리 나오니, 청와대도 입장 표명이 있었지만 오해를 극복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5월 22일 워싱턴에 가기 전 통화를 하고 가야 한다"고 했다.
문 특보는 "남북 정상 간에 직접 통화가 되지 않으면 상황이 매우 어려워 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넛도 "저는 상당히 낙관론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그 어려운 위기를 생각하면 문 대통령이 잘해 여기까지 왔다"며 "지금 정도의 어려움은 극복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또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관련해 "가역적 현상이 생기는 것은 사람 때문이다. 북한에 핵과학자만 1만5천명이 있다고 한다"며 "불가역적인 것은 북한 핵과학자들의 머릿 속에 있는 지식이 다시 핵무기 생산에 활용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에게는 '미국을 어떻게 믿느냐'가 문제다. 행동 대 행동, 단계적 동시 교환 원칙에 따라 비핵화를 하자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관심이 많다. 2020년 11월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핵동결과 신고, 사찰, 검증, 폐기 등의 복잡성을 따지면 그때까지 될까 하는 문제가 있다"고 부연했다.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선제적으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을 원한다.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말을 한대로 핵탄두 무기를 (미국 테네시주의) 오크리지에 갖다 놓고 해체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이라며 "하지만 북한은 기본적으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단계적으로 동시교환 원칙으로 하자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핵사찰과 관련해선 "미국이나 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이 신고하지 않은 것까지 자의적으로 사찰하는 것을 요구 하겠지만, 북한은 거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